산이 좋은 날
2009년3월23일 병상일기... 본문
친구 둘이 병문안을 오겠다고 해 일찍퇴근해서
병원으로 갔다. 각종 영양식과 음료로 포장된
커다란 바구니 하나를 들고 어머님을 찾아왔다.
의외로 어머님과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난 우두커니 그저 바라만 봤다. 친구들과 저녁을
먹고 난 병실로 돌아와 밤을 지켰다. 아침이되고
병실은 어제와 다름없는 시간이 지나고 있다.
다만 병실을 떠난 분들의 자리에 새로 두분이
들어오셨다. 한분은 다리를 절단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하고 다른 한분은 머리가 하나도 없지만
목소리와 성질은 여전한 정상적인 사람같다.
할아버지가 밤새 그 분의 곁을 지키신다.
아침에 어머님의 상태는 기분이 별로신가보다
복수가 빠지고 부기가 빠지면서 정말 많이
야위어 가신다. 다리에 힘이없어 걷기가
불편하다고 하신다. 마음은 아프지만 딱히
내가 어떻게 해볼 수가 없다. 아내와 교대를하고
어제 입은 그래도 출근해서 일을 하고 있다.
양말만 겨우 갈아신었다.
엄마는 아파서 가슴아프고 엄마곁에서 함께
아파하는 아내를 보는 것도 미안하고 고맙고
아프다. 빨리 나으셔서 남은 시간 동안이라도
여기저기 가보고 싶으신곳 모시고 다니고
드시고 싶은것 마음껏 드시게 하고 싶은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치료가 잘 되어도 생존율이
1년정도라고 의사가 말은 했지만 나는 더 오래
사실거라 믿고있다.
이별은 늘 아쉽지만 이렇게
아주 떠나는 이별은 싫다.
하늘아래 어떤 모습으로던
존재한다는 것을 마음에 담은 이별과
아예 흔적도 없는이별과는
마음이 받아내는 아픔이 다를 것이기에
나는 아직 이별을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
몇년만이라도 더 내 곁에 머물러 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할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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