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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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페이지

짐.

運善최명길 2009. 4. 2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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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산다는 것

스스로에게 자주 되묻게 된다.

2월에 만나서 처음 상견례를 하고

3월에 시산제를 함께한 선배의 부음을 듣게되었다.

정감어린 후배사랑 포근했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리고

귓전에 목소리도 부드럽게 여운으로 남았는데

산행중에 심장마비로 떠났다고 한다.

망자의 입장에서 보면 알수 없으나

자취를 느끼는 입장에서 보면 하염없는 허탈 허무 그 자체다.

생각이 깊으면 삶이 싫어질까 두려워 적당히 덮었다.

인연으로 다가온지 짧았던 사람으로 선배는 떠나 갔다.

여운은 온몸으로 깊게 퍼져 남았다.

마음의 짐으로 간직하고 싶지 않아  허무도 허탈도 던졌다.

잘가시라 진정한 산사나이 산사람으로....

 

#2. 돈이라는 물질

병원비다.

햐얀 봉투에 수표가 여러장이다.

시골 농협의 직인 찍혀있다.

2차항암치료까지 잠깐 퇴원을 해서

시골에서 어머님을 뵈러 오신줄 알았다.

그런데 자식에게 병원비 부담을 주기 싫다고

아버님은 그렇게 하셨다.

그리고 아침이되자 바로 시골로 내려 가셨다.

아버님이 주신 돈, 부담스러운 돈

받을 수 없다고 했지만 그럴 수 없어서

받아 두었다.

아버님은 그렇게 가시면서 편안한 모습이셨고

소파에 앉아 보고 계시던 어머니도 만족해 하셨다.

자식에게 경제적인 짐이되기 싫었던 모양이다.

짐을 덜었다 생각하신 모양이다.

자식인 나는 그 짐을 받았다.

내일은 어머님의 재입원 예정일이다.

나는 그 짐을 들고 하루종일 부담스럽다.

아내에게 주어도 거절을 한다.

어머님의 치료가 끝나는 날까지

보관해 두었다가

좋은날 어머님을 위해 그 돈을 쓸 수 있도록 계획하는 것으로

마음의 부담을 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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