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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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페이지

運善최명길 2009. 4. 2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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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치고 아름답지 않은 것들은 없다.

봄이면 앙상한 가지에서 색색의 꽃이 피고

여름이면 무성한 잎새에 안긴 꽃들이 소담하게 피어난다.

가을이면 열매에 밀리는 결실의 꽃이 피고

겨울이면 마른꽃잎 뒤덮은 白粉의 꽃이핀다.

꽃은 늘 핀다.

지는 꽃은 없다.

이어저 피어날 뿐.....

 

대학병원 병동은 언제나 분주하다.

입,퇴원하는 환자들

치료하는 의료진들...

안쓰러움과 기대와 지친 얼굴의 보호자들까지....

많은 표정들이 병원을 들썩거린다.

아침 밤 할 것없이.....

 

얼마전 까지만 해도 지천에 깔린 봄꽃들을 원없이

즐겼었다.  이젠 가지마다 조금씩 커지는 나뭇잎으로

무성한 숲으로 변하고 있다.

동네의 작은 나무에도 동산의 언덕베기에서도

먼산의 바위틈까지 숲이 물들고 있다.

 

병원은  딱딱한 시멘트 덩어리속에

자잘한 공간들을 만들어 그곳에 환자들을

수용하고 주렁주렁 메단 약제들과 가끔씩

들러 환자의 피의 흐름의 세기와 몸의 열기를

확인하고 식사의 순환을 확인한다.

차고 딱딱한 시멘트 공간에서의 시간은

더디 가지만 환자의 시간은 제각각 다른

시침과 초침을 걷는다. 

병실의 고요한 침묵도 사실은 병마와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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