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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페이지

5월27일.

運善최명길 2009. 5. 2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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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밤 병원에서 보냈다.

어머님의 3차 항암치료가 시작되었다.

병원에서의 시간은 바같 세상과 분명 다르다.

많이 피곤하고 힘들고 안타깝고 무겁다.

어제는 어머님께 휴대폰을 사드렸다.

그리고 1번에 내 번호를 저장했다.

그동안은 딱히 전화가 필요치 않다고 해서

사드리지 않았는데 자주빛 진한 전화기를

선물했더니 정말 좋아하신다.

이젠 어머니 병원에 버려두고

편하게 지낼려고 전화로 고려장 시킨다고

했더니 웃으시고 만다. 

사실 아내와 둘이 교대하며 밤낮으로 간호하다보니

고등학생 두놈들 챙기고 병원에 와야하는 아내가

고생을 많이한다.  이젠 약간의 거동이 가능하신

어머님께 전화를 사드리고 아침에 집에들러

아내를 병원에 대려다 줄 시간을 벌기위한 것이기도 했다.

아내와 병원에서 교대하고 나오는데 어머님의 상태가

좋아서 내일 퇴원해도 된다고 했단다. 

사실 이틀밤을 보내면서 주치의를 한번도 만나지 못했다.

아내를 대리러 간 사이에 어머님혼자 만나신 모양이다.

주치의의 모습을 보았던 보지 못했던 좋아지셨다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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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아침은 참 빠르다.

5시에 일어나니 다들 주무신다.

잠시 후 어머님이 일어나시자

병원 라운지로 나가자고 했다.

꼭 말씀드려야할 일이 있었다.

시골에선 절대 말하지 말라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시골 큰 어머님께서 갑자기

쓰러지셔서 대학병원으로 가셨는데

의식불명이시란다. 

불과 일주일전 어머니와 통화도 하시고

빨리 나아서 시골로 오라 하셨던 큰어머님이

뇌일혈로 쓰러지신 것이다.

어쩌면 영영 가실지도 모른다는 사촌형의 말

목이 메인다.  왜 올들어 이렇게 슬픈 일들만

겹쳐 오는지 모르겠다.

나는 어머님께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가

편안하게 큰어머님 얘기를 꺼냈다.

.............

어머님은 많이 놀라신 표정을 짓지 않으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침을 드시지 못하고 물리신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시겠지...

난 말씀 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골에서 동서지간으로 골목길을

위아래로 두고 서로 왕래하며

친구처럼 지내 오셨는데 돌아가신뒤에

말씀드리면 오히려 어머님께 큰 상처라고

생각해서 말씀을 드린것이다.

아마도 영영 두분이 생전에

얼굴을 마주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참 가혹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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