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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좋은 날
무적명(無適銘) 본문
중양일(重陽日 음력 9월9일)에 임 첨지(林僉知)와 회음(會飮)하며
우연히 서로 부르고 따르는 사이가 되어 偶爾相徵逐
기분 좋으면 곧장 찾는 우리 이웃사촌 驩然卽比鄰
산골 집에도 중구일이 어김없어서 山家重九日
모정에 서너 사람 모여들 앉았어라 茅榭四三人
나뭇잎은 서리 내려 붉게 물들고 紅葉經霜後
국화꽃은 비를 맞아 더욱 샛노랗네 黃花冒雨新
큰 잔에 아무렴 넘치게 따라야 하고말고 深杯宜滿酌
이렇게라도 좋은 시절 즐겨야 할 테니까 聊此樂良辰
심잠(心箴)
쓸데없는 생각은 허황하고 망녕되어 / 浮念虛妄
마음을 미혹 속으로 빠뜨리는 것 / 使心迷惑
유익함은 없고 해로움만 있으니 / 無益有害
실로 나를 갉아먹는 해충이로다 / 實我蟊賊
아무쪼록 잡념을 제거해야만 / 須要除去
이 마음이 비로소 안정되리니 / 此心乃安
잡념을 대하기를 도적처럼 하여 / 視如寇盜
뜻을 온통 기울여서 막도록 하라 / 一意防閑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 閑之如何
안에 주인이 있으면 충실해지리라 / 有主則實
어떻게 해야 주인이 있게 되는가 / 如何爲主
계신 공구(戒愼恐懼)를 쉬지 않는 것이니라 / 戒懼不息
무적명(無適銘)
무적이라는 이 두 글자야말로 / 無適二字
마음을 붙잡아 보존하는 절묘한 처방이라 / 操心妙方
이 세상의 어떠한 언어를 가지고도 / 千言萬語
이보다 더 타당하게 표현할 순 없으리니 / 莫此爲當
활동하거나 가만히 있거나 자거나 깨거나 / 動靜寤寐
가슴에 새기고서 망각하지 말지어다 / 服膺勿忘
-주일무적(主一無適)을 풀이한 말이다.
주일은 하나를 위주로 한다는 뜻으로 마음을 전일(專一)하게 하는 것을 말하고,
무적은 옮겨 감이 없다는 뜻으로 마음속에 잡념이 없게 하는 것을 말한다.
趙翼의 포저집에서
조익은(선조때~효종)성리학의 대가로 예학에 밝았으며
경학·병법·복술에도 뛰어났다.
본관은 풍양. 자는 비경, 호는 포저·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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