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은 날

落葉/당나라시인 鄭谷-말하지 않고 말하기.(정민의 한시미학 산책에서) 본문

한문고전

落葉/당나라시인 鄭谷-말하지 않고 말하기.(정민의 한시미학 산책에서)

運善최명길 2007. 9. 29.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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返蟻難尋穴

歸禽易見巢

滿廊僧不厭

一個俗嫌多

돌아가던 개미가 구멍을 찾기 어렵겠구나.

돌아오던 새는 둥지 찾기 쉽겠구나

복도에 가득해도 스님네는 싫어 않고

하나로도 속객은 많다고 싫어하네.

 

*** 낙엽이 쌓이는 형상을 염두에 두고 읽으면 시의 모든 상황이 釋然해진다.

그러나 어디에도 낙엽과 관계되는 말은 조금도 비치지 않았다.  落葉歸根이라 했다

한 인연이 끝나면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것은 낙엽만은 아니다.    우리네 인생도

또한 그러하지 아니한가.   그러므로 스님네가 이를 싫어하지 않는다 함은

담긴 뜻이 悠長 하다.  

그러나 한 잎 낙엽조차 속객이 싫어하는 까닭은 歲時移變에 초조한

常情의 俗態를 내보임이 아니겠는가.   이러한 情況 속에 쓸쓸한 가을날의

풍경이 어느덧 가슴을 메운다.*****

정민의 한시미학 산책/솔출판사/1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