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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좋은 날
신흠(申欽·1566~1628)선생의 ‘야언(野言)’에 나오는 구절이다. 그는 선조의 신망을 받아 예조참판, 병조참판, 홍문관부제학, 성균관대사성, 도승지,예문관제학, 병조 참판, 도승지를 차례로 지냈다. 그러나 광해군이 등극하자 선조로부터 영창대군의 보필을 부탁받은 유교칠신(遺敎七臣)의 한사람이라는 이유로 1616년 춘천에 유배된다. 거기에서 7년후 인조가 즉위할 때까지 자연을 벗삼아 은사(隱士)로 지내면서 많은 집필활동을하였다. 桐千年老恒臧曲 동천노항장곡 梅一生寒不賣香 매일생한불매향 月到千虧餘本質 월도천휴여본질 柳經百別又新枝 유경백별우신지 오동은 천 년이 지나도 항상 그 곡조를 간직하고 매화는 한 평생 추워도 그 향기를 팔지 않으며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그 본질이 남아있고 버드나무는 백 번 꺾여도 ..
마음이 무거운 연말이다. 잠 못자고 앉아 있다. 그냥 붓을들었다. 楓橋夜泊(풍교야박) : 한밤에 풍교 근처에 배를 대고 장계(張繼) : 중국 당나라 사람 月落烏啼霜滿天(월락오제상만천) 달 지고 까마귀 우는 으스스 추운 늦가을 江楓漁火對愁眠(강풍어화대수면) 강교와 풍교의 어선 불빛을 보며 잠을 못 이루네. 姑蘇城外寒山寺(고소성외한산사) 고소성 저 멀리 한산사의 자정 범종 소리 夜半鐘聲到客船(야반종성도객선) 배에 누운 나그네 귀에 은은히 들려오네.
예기(禮記)의 학기(學記)편에는 - 배움과 가르침에 대한 모든 것을 나타낸 것 왜 교기(敎記)가 아닌 학기(學記)인가? - 배움에는 가르침이 필요하고, 가르침은 또한 배움이 필요하다. 가르침 없이 배움 없고, 배움 없이 가르침도 없는 것이다. 玉不琢(옥불탁) 不成器(불성기), 人不學(인불학)..
장자(莊子) 내편(內編) - 古之眞人(고지진인) 其狀義而不崩(기상의이불붕) 옛날의 진인은 그 모습이 우뚝 솟아 있어도 무너지지 않고, 若不足而不承(약부증이불승) 모자란 듯해도 덧붙일 게 없었다. 與乎其觚而不堅也(여호기고이불견야) 張乎其虛而不華也(장호기허이불화야) 홀로 있어도 고집스럽지 않고, 휑하니 비어 있는 듯해도 결코 가볍지 않았다. 邴邴乎其似喜乎(병병호기사희호) 崔乎其不得已乎(최호기부득이호) 언제나 기꺼이 세속에 따르는 듯해도 사실은 자연의 흐름에 재촉되고 있는 것이다. 滀乎進我色也(축호진아색야) 與乎止我德也(여호지아덕야) 그 얼굴빛이 반지르르 윤이 나는 것은 자신의 덕을 즐기며 거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與乎其似世乎(여호기사세호) 謷乎其未可制也(오호기미가제야) 또한 그 뜻이 멀어 세속의 일에 얽..
채근담 후집 113 등고사인심광 높은 곳에 오르면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이 넓어지게 하고 登高使人心曠 등고사인심광 臨流使人意遠 임류사인의원 讀書於雨雪之夜 독서어우설지야 使人神淸 사인신청 舒嘯於丘阜之巓 서소어구부지전 使人興邁 사인흥매 曠광넓을광臨임임할임 舒펼서 嘯휘파람소 阜언덕부 巓산꼭대기전 邁힘쓸매 높은 곳에 오르면 마음이 넓어지게 하고 맑은 시냇가에 서면 뜻이 속세를 멀리 떠나게 하고 비오고 눈오는 밤 책을 읽으면 정신이 맑아지게 하고 언덕 위에서 휘파람을 불면 흥이 고매해지게 한다.
두목이 나이 마흔 아홉에 어린기녀와의 헤어짐이 안타까워 남긴 시 인데 요즘으로 보면 나쁜 놈이지만 그 시대엔 이해가 되는 짓이고 낭만이었을 것이다. 퇴계와 두향이의 만남 또한 퇴계 마흔 아홉에 두향인 겨우18살이 아니었던가 그때의 그들의 사랑이 요즘 젊은이들 사랑 못지 않음을 알 수 있는 시다. 중년의 나이에 푹 빠진 이 애틋하고 설래는 사랑의 감정이 있을리 없지만 그래도 오늘 만큼은 연애하듯 설렘속에 살아보자 杜牧 多情却似總無情 다정각사총무정 惟覺尊前笑不成 유각존전소불성 蠟燭有心還惜別 납촉유심환석별 替人垂淚到天明 체인수루도천명 다정함이 오히려 무정해 보일것 같아 임을 앞에 두고도 웃지를 못하였네 촛불은 제가 마음 있어 이별을 아쉬워하듯 사람을 대신하여 밤새도록 눈물을 흘리는 구나
만약 꿈속에서 당신 기다린 흔적을 남길 수 있었다면 아마도 문앞의 돌길이 다 닳아서 모래가 되었을 것이다라는 연정의 시를 풀어낸 여인 이옥봉 끝내 사랑을 되찾지 못하고 온 몸에 한 많은 사연을 시로 적어 감고 감아서 생을 마감해 버린 비련의 여인 이옥봉 그녀의 시를 적어봤다. 近來安否問如何(근래안부문여하) 근래에 안부가 어떤지 묻노라니 月到紗窓妾恨多(월도사창첩한다) 달빛비친 사창에 첩의 한탄 많기도 하여라 若使夢魂行有跡(약사몽혼행유적) 꿈속의 내 넋이 아마 발자취 있었더라면 門前石逕已成砂(문전석경이성사) 문 앞의 돌길이 하마 닳고 닳아 모래밭 되었으리 요사이 안부를 묻노니 어떠하시나요? 달 비친 사창(紗窓)[얇은 비단으로 만든 창. 여자가 기거하는 방을 이르기도 함]에 저의 한이 많습니다. 꿈속의 넋에게..
산사 이달 山寺 李達 절은 흰 구름 속에 있고 중은 흰 구름 쓸지 않네 손님 오자 문이 비로소 열리고 골짜기마다 송화 가루 날리네 寺在白雲中사재백운중 白雲僧不掃 백운승불소 客來門始開 객래문시개 萬壑松花老 만학송화노 절이 구름에 둘러 쌓여 있는데, 스님은 그 구름을 바라보기만 할 뿐 쓸어내지 않는다. 오래도록 열리지 않던 절집 문은 나그네의 방문으로 슬며시 열리고 문이 열리자 구름이 쏠려나가면서 드러난 골짜기마다 송화 가루가 날린다. 이달 (李達 1539~1612) 본관은 홍주(洪州). 자는 익지(益之), 호는 손곡(蓀谷)·서담(西潭)·동리(東里). 원주 손곡(蓀谷)에 묻혀 살았기에 호를 손곡이라고 하였다. 이수함(李秀咸)의 서자이다. 이달의 제자 허균(許筠)이 이달의 전기 「손곡산인전(蓀谷山人傳)」을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