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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좋은 날
북한산 진관사 응봉능선 본문
일요일 모처럼 아내와 함께 북한산 진관사 응봉능선을 걷고왔다.
구름은 있었지만 전날 비가 미세먼지를 거둬가 시야는 맑고 멀었다.
진관사 해탈문 들어서기전 왼쪽으로 사모바위 방향으로 오르면 응봉능선으로 바로 산행이 시작된다.
응봉능선의 숲길을 올라 전망이 트이면 의상봉에서 이어지는 의상능선이 좌측에서 나란하게 문수봉을 향해 뻗어 있다.
응봉능선은 보통 내려올 때 선택하는데 반대로 오르려니 경사가 만만치 않았다. 오르면서 보는 경치는 새로웠다.
의상능선 왼쪽부터 의상봉 용출봉 용혈봉 증취봉이 가깝게 보이고 뒤로 백운대가 살짝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산의 바위들을 경이롭다. 온통 바위로만 봉을 이루고 길을 낸다.
응봉능선 통신탑에 이르기전 우측으로 뾰족하게 솟은 비봉이 보이고
응봉능선에서 이 바위가 인기가 좀 있나보다 하산길에만 봐서 인식하지 못했는데 바로앞 소나무 아래 쉬는데 산객들이 소란스럽게 지나간다.
바위틈으로 멀리 의상능선 뒤로 삼각산 세 봉과 노적봉이 보이고
바위도 미끄럽다 많은 발길에 바위의 거친 부분이 닳아서 하얗게 길을 냈다.
진관사에서 부터 오른 응봉능선의 모습
비봉을 오르는 사람들 산행하는 분들의 복장이나 장비들이 화려하고 고급스러워졌다. 멀리서 봐도 잘 보인다.
노적봉 뒤로 백운대와 조금 모습을 보이는 인수봉과 만경대가 의상능선뒤로 멋지게 자태를 드러냈다.
북한산 제 2봉 문수봉
사모(紗帽)
바위 (사모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걸쳐 관리들이 쓰던 관모)
조선시대 인조때 연약한 여인들이 청나라로
끌려갔다가 모진
수모와 고초를 겪고 조선으로 다시 돌아오는데 전쟁에서 살아남은 남편은 집으로
돌아와서 부인이 청나라에서 돌아오기를 기대하며 매일 북한산에 올라와서 북쪽을 향해
부인을 기다리다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는 바위였네요.
이곳은 점심때 산객들의 식당이 되는 곳이다. 사모바위 아래 김신조 일당은 모형으로 제작되어 권총까지 들고 잠복해 있다.
진관사로 하산하기 위해 비봉쪽으로 걸어간다.
비봉에는 금석학의 대개 김정희가 밝힌 진흥왕순수비가 있다. 물론 진품은 박물관으로 가 잘 모셔졌다고 전하고 모조품이 비봉에 서 있다.
비봉지나 향로봉으로 향로봉의 모습도 신비롭게 흘렀다.
지나온 응봉능선의 바윗길
비봉을 지나 향로봉으로가다 비봉쪽으로 되돌아와 두 봉 사이에 비봉능선길을 통해 진관사로 하산한다.
진관사 계곡길
진관사 경내
북한산진관사 나가원 (현판을 초서로 쓰서 읽기에도 쉽지가 않다)
내친김에 주련을 한번 훑어보니 내용이 좋아서 옮겨 본다.
那迦院 柱聯 나가원 주련
細推今舊事堪愁 세추금구사감수 고금의 사바세계의 일 자세히 살펴 보았더니
貴賤同歸一土邱 귀천동귀일토구 귀한이나 천한이나 가리지 않고 모두 흙으로 돌아갔네
梁武玉堂塵已沒 양무옥당진이몰 남송의 양무제의 궁궐도 이미 티끌되어 사라졌고
石崇金谷水空流 석숭금곡수공류 부호 석숭의 금곡도 빈 바다의 물거품이 되었네
光陰乍曉仍還夕 광음사효잉환석 시간의 잠깐 새벽이었다가 저녁이 되어 버리고
草木纔春卽到秋 초목재춘즉도추 초목은 겨우 봄인 듯 싶더니 문득 가을이되었네
處世若無毫末善 처세약무호말선 세상 살면서 털끝 만큼도 선행을 한게 없으니
死將何物答冥侯 사장하물답명후 장차 죽어서 염라대왕앞에서 어떤 물건으로 선행을 답하랴
나가원에서 작은 가르침하나 얻고 해탈문을 지나니 극락교다. 극락을 걷고 내려오니 다시 사바의 세계다. 그렇다고 사바의 세계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내가 살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던가 착하게 선행을 쌓으면서 새벽이듯 밤이오는 짧은 세상 冥侯(명후)앞에서는 날까지 사랑하며 살아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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