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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좋은 날
계양산(2020.05.02)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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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거꾸로 가는 것을 알고도
가야 할 때가 있듯이 그냥 거꾸로
정상을 두고 산에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걸었다.
황토빛 오솔길이 핏줄처럼 드러나는
그야말로 빽빽한 솔 숲이 이어졌다.
갈래길에서 어디로 갈까를 망설였다.
내친김에 아니다 벌써 더 멀어지는
쪽을 걷고있다.
숲을 벗어나고 버스승강장 정상은
보이지않았다.
다만 철쭉 길게 핀 신작로 같은
흙길을 예전 완행버스가 달리듯
먼지 날리며 걷다보니 멀어진 길이
지만 저만치 정상이 보였다.
그리고 익숙한 길이다.
여기서 또다시 낯선길로
더 크게 돌아 걷다가 마음을 접고
정상쪽을 찾아 가는데 시작했던
대서 너무멀리왔다.
산으로 들어서는 길은 군부대
철조망에 막혔다.
사람사는 일이 그렇듯 뜻밖에
답을 듣거나 귀인을 만나듯이
등산복차림의 내 나이또래의 산객이
뒤에 보였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도 없이 길을 물었다.
걷는 가운데 얻는 삶의 위로가 이런
것같다.
"붉은 병 꽃나무" 요즘 산에 많이 있어서 찾아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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