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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좋은 날
율곡수목원(도토리길 구도장원길)2020.06.07 본문
율곡수목원주차장-전망대-도토리길-문바위-율곡수목원주차장
(약 5킬로미터)
율곡이 무려 9번을 장원했던 길이라서 구도장원길이라고 한다. 이십대에 율곡의 시험 답안인 천도책 안내판이
있는 곳에 이르면 도토리길의 길었던 걸음이 끝난다.
참고로 천도책 내용을 보면 “竊謂萬化之本 一陰陽而已 是氣 動則爲陽 靜則爲陰 一動一靜者 氣也 動之靜之者 理也”
"절위만화지본 일음양이기 시기 동즉위양 정즉위음 일동일정자 기야 동지정지자 이야"
훗날 명나라로 건너가 중국학자들로부터 극찬을 받아 ‘해동의 주자’라고 일컬을 만큼 율곡의 천재성을 드러낸 천도책의 첫 문장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건대 만 가지 변화의 근본은 하나의 음양일 따름입니다.
이 기(氣)가 움직이면 양(陽)이 되고, 고요하면 음(陰)이 됩니다.
한번 움직이고 한번 고요한 것은 곧 기이고, 움직이게 하고 고요하게 하는 것은 이(理)인 것입니다
율곡수목원 입구
첫머리
전망대 오르는 길
전망대
주차장에서 수목원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전망대로 오르는 길이 있는데 모르고 수목원을 둘러서 올라왔다.
너무 늦게 가서 가볍게 오던길을 산길로 돌아 내려 오려고 이 길에 들어 섰다.
어느 산이나 마찬가지로 호젓한 오솔길이 능선을 따라 이어진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시멘트 길따라 가던 능선길이 자꾸 앞으로만 가고 우측으로 길을 내 주지 않는다.
마침 지나는 분이 있어 물었더니 산을 휘 돌아가면 주차장에 이른다고 한다.
앞을 보니 꽤나 멀다.
뒤돌아 갈 수도 없고 가던길을 이어 갔다.
율곡이 이길을 걸어 무려 아홉번이나 장원을 했다는 구도장원길이라는 리본이 걸려있다.
율곡수목원전망대에서 율곡2리 연꽃마을쪽으로 계속가야 주차장이다.
율곡부대가 산속에 있어 우측으로 하산을 하지 못하고 산을 둘러 돌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코스모스 전망대인데 의자 몇개만 놓여있다.
이 전망대에서는 이렇게 임진강이 흐르는 것을 볼 수 있다.
문바위는 봤는데 장원굴을 보지 못했다.
이곳이 임진강 낙조전망대다 물론 숲에 벤치 몇개만있다.
드디어 날머리다 주차장이 바로 앞에 있다. 약 5킬로미터정도 걸었다.
천도책 전문 찾아서 올려봄. [출제자도 답한 율곡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問。天道難知亦難言也。日月麗乎天。一晝一夜。有遲有速者。孰使之然歟。其或日月幷出。有時薄蝕者。何歟。五星爲經。衆星爲緯者。亦可得其詳歟。景星見於何時。而彗星之出。亦在何代歟。或云萬物之精。上爲列星。此說亦何據歟。風之起也。始於何處。而入於何所歟。或吹不鳴條。或折木拔屋。爲小女爲颶母者。何歟。雲者。何自起。而散爲五色者。何應歟。其或似煙非煙。郁郁紛紛者。何歟。霧者。何氣所發。而其爲赤爲靑者。何徵歟。或黃霧四塞。或大霧晝昏。亦何歟。雷霆霹靂。孰主張是。而其光燁燁。其聲虩虩者。何歟。或震於人。或震於物者。亦何理歟。霜以殺草。露以潤物。其爲霜爲露之由。可得聞歟。南越地暖。六月降霜。爲變酷矣。當時之事。可得詳言之歟。雨者從雲以下。或有密雲不雨者。何歟。神農之時。欲雨而雨。太平之世。三十六雨。天道亦有私厚歟。或興師而雨。或決獄而雨者。何歟。草木之花。五數居多。而雪花獨六者。何歟。臥雪立雪, 迎賓, 訪友之事。亦可歷言之歟。雹者。非霜非雪。何氣之所鍾歟。或如馬頭。或如雞卵。殺人鳥獸。亦在於何代歟。天之於萬物。各有其氣而致之耶。抑一氣流行。散爲萬殊耶。如或反常。則天氣之乖耶。人事之失耶。何以則日月無薄蝕。星辰不失躔。雷出不震。霜不夏降。雪不爲沴。雹不爲災。無烈風。無淫雨。各順其序。終至位天地。育萬物。其道何由。
문(問) : 천도(天道)는 알기도 어렵고 말하기도 어렵다. 해와 달이 하늘에 달리어 하루 낮 하루 밤을 운행하는데 더디고 빠름이 있는 것은 누가 그렇게 시키는 것인가. 혹 해와 달이 한꺼번에 나와서 일식과 월식이 있는 것은 어째서인가. 오성(五星)이 씨[緯]가 되고 중성(衆星 : 28숙)이 날[經]이 되는 것을 상세히 말할 수 있는가. 경성(景星)은 어떤 때에 나타나며 혜패(慧孛:혜성)는 또한 어떤 시대에 보이는가. 어떤 이는 만물의 정기가 올라가서 열성(列星)이 된다고 하니 이 말은 또한 무엇에 근거한 것인가. 바람이 일어나는 것은 어느 곳에서 시작하여 어디로 들어가는 것인가. 혹은 나뭇가지가 울지 않을 정도로 불기도 하고 혹은 나무가 부러지고 지붕이 날아갈 정도로 불기도 하여 소녀풍(少女風)이 되기도 하며 구모풍(颶母風 : 태풍)이 되기도 하는 것은 어째서인가. 구름은 어디에서 일어나며 흩어져 오색이 되는 것은 어떤 감응인가. 혹 연기 같으면서도 연기가 아니고 매우 아름다워 부산한 것은 어째서인가. 안개는 무슨 기운이 발한 것이며 적색이 되기도 하고 청색이 되기도 하는 것은 무슨 징조가 있어서인가. 혹 황무(黃霧)가 끼어 사방이 보이지 않고 혹 대무(大霧)가 끼어 낮에도 어두운 것은 또한 어째서인가. 천둥과 우레와 벼락은 누가 주관하는 것이며 그 섬광(閃光)이 번득이고 소리가 두려운 것은 어째서인가. 혹 사람을 벼락치고 혹 물건을 벼락치는 것은 무슨 이치인가. 서리로써 풀을 죽이고 이슬로써 만물을 윤택하게 하는데 왜 서리가 되고 이슬이 되는지 그 까닭은 들을 수 있을까. 남월(南越 : 지금의 광동 광서지방)은 땅이 따뜻한데도 6월에 서리가 내려 변괴가 혹심하였으니 그 당시의 일을 상세하게 말할 수 있겠는가. 비는 구름으로부터 내리는 것인데 혹은 짙은 구름이끼고도 비가 내리지 않는 것은 어째서인가. 신농(神農) 때에는 비를 바라면 비가 왔으며 태평한 세상에는 열흘에 한번씩 1년에 36번의 비가 온다하니 천도(天道)도 또한 선인(善人)에게만 사사로이 후하게 하는 것이 있는가. 혹 군사를 일으키자 비가 내리고 혹은 옥사를 결단하자 비가 내린 것은 어째서인가. 초목의 꽃은 다섯 잎이 대부분인데 설화(雪花:눈꽃)만이 유독 6각인 것은 어째서인가. 와설(臥雪)과 입설(立雪)과 영빈(迎賓)과 방우(訪友)의 일을 또한 누누이 말할 수 있겠는가. 우박[雹]은 서리도 아니고 눈도 아니니 무슨 기운이 모인 것인가. 그 크기가 호근 마두(馬頭)만 하고 혹은 계란만 하여 사람이나 새나 짐승을 죽인 것은 어떤 시대에 있었던 일인가. 천지가 만상(萬象:만물)에 대하여 각각 기가 있어서 그렇게 되는 것인가. 아니면 일기(一氣)가 유행하여 흩어져서 만수(萬殊)가 되는 것인가. 혹 상도(常道)와 위반되는 것은 천기가 어그러져서인가. 인사가 잘못되어서 인가? 어떻게 하면 일식‧월식이 없고 성신이 궤도를 잃지 않으며 우레에서 벼락이 생기지 않고 서리가 여름에 내리지 않으며 눈과 우박이 재앙이 되지 않으며 심한 바람과 음우(淫雨:지루하게 내려 곡물을 해치는 비)가 없이 각각 그 순서를 따라 마침내 천지가 제 자리에 바로 서고 만물이 잘 자라나게 될까. 그러한 도리는 어디에서 말미암는 것인가. (제생은 널리 경사(經史:경전과 사서)에 통달하였으니 반드시 이것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각각 마음을 다하여 대답하라.)
附栗谷對
對。上天之載。無聲無臭。其理至微。其象至顯。知此說者。可與論天道也。今執事先生。以至微至顯之道。發爲問目。欲聞窮格之說。苟非學究天人者。烏能與議於此哉。愚請以平日所聞於先覺者。復明問之萬一。可乎。竊謂萬化之本。一陰陽而已。是氣動則爲陽。靜則爲陰。一動一靜者。氣也。動之靜之者。理也。凡有象於兩儀之間者。或種五行之正氣焉。或得天地之戾氣焉。或出於陰陽之相激。或生於二氣之發散。是故。日月星辰之麗乎天。雨露霜雪之降于地。風雲之起。雷電之作。莫非是氣也。其所以麗乎天。其所以降于地。風雲之所以起。雷電之所以作。莫非是理也。二氣苟調。則彼麗乎天者。不失其度。降于地者。各順其時。風雲雷電。皆囿於和氣矣。此則理之常也。二氣不調。則其行也失其度。其發也失其時。風雨霜雹。皆出於乖氣矣。此則理之變也。然而人者。天地之心也。人之心正。則天地之心亦正。人之氣順。則天地之氣亦順矣。然則理之常。理之變者。其可一諉於天道乎。愚請因是而白之。粤自鴻濛初判。而兩曜代明。日爲太陽之精。月爲太陰之精。陽精運疾。故一日而周天。陰精運遲。故一夜而不周天。陽速陰遲者。氣也。陽之所以速。陰之所以遲者。理也。愚未知孰使之然也。不過曰自然而然耳。日。君象也。月。臣象也。其行也同道。其會也同度。故月掩日而日爲之蝕。日掩月而月爲之蝕。彼月而微。則猶爲少變。此日而微。則陰盛陽微。下陵上。臣逆君之象也。而況雨日並出。兩月俱現。則其爲非常之變。莫非乖氣之所使也。愚嘗究諸古昔。災異之作。不現於修德之盛世。薄蝕之變。咸出於叔季之衰政。則天人交與之際。斯可知矣。今夫天之蒼蒼。氣之積也。非正色也。苟非星辰之粢然可紀。則天機之運。殆不可究矣。彼昭昭耿耿各有躔次者。何莫非元氣之所運也。五星隨天行。而不能自運。故謂之經。衆星隨時各現。而不隨天行。故謂之緯。一則有常次。一則無常度。言其大槪。則天爲之經。而五星爲緯耳。欲言其詳。則非盈尺之紙所能盡也。星之爲瑞。旣不常現。星之爲變。亦不常出。故景星必見於昭代。妖彗必孛於衰世。虞舜文明。景星斯現。春秋昏亂。彗孛斯作。治若唐虞者。非一代也。亂若春秋者。亦非一代也。安可一一歷陳耶。若曰。萬物之精。上爲列宿。則愚竊惑焉。星辰之在天者。自然之氣也。愚未知某物之精爲某星也。八駿之爲房精。傅說之爲列星。若此之類。與所謂山河大地送影碧落之說。何以異哉。非儒者之所信也。星之爲氣。虛而凝者也。其陰氣成結。則或隕而爲石。或墜而爲丘阜。愚聞聞之邵子矣。不聞物之精爲星也。且夫盈天地兩間者。莫非氣也。陰氣有所凝聚。而陽之在外者。不得入。則周旋而爲風。萬物之氣。雖曰出乎艮入乎坤。而其陰之聚者。無定所。則陽之散者。亦無方焉。大塊噓氣者。豈可拘以一方也。起於東者。爲長養之風。則其可以東方爲始耶。起於西者。爲肅殺之風。則其可以西方爲始耶。枳句來巢。空穴來風。則其可以空穴爲始耶。程子之言曰。今歲之雷。起處起。愚亦謂調調刀刀者。觸氣而起。氣息則止。初無出入也。盛德之世。陰陽之氣。散而不結。故其散也必和。而吹不鳴條。世道旣衰。陰陽之氣。鬱而不舒。故其散也必激。而折木發屋。小女則和而散也。颶母則激而散也。成王一念之失。大風偃禾。周公數年之化。海不揚波。其氣之使然者。亦由於人事也。若山川之氣。上升爲雲。則休咎之徵。因此可見。先王設靈臺候雲物。于以考吉凶之兆焉。蓋休咎之作。不作於作之之日。必有所由兆。攷雲之白者。必有流散之民。雲之靑者必有害穀之虫。黑雲豈不爲水災之兆。赤雲豈不爲兵革之徵。黃雲則歲稔之祥也。此乃氣之先見者耳。若其非煙非霧。郁郁紛紛。蕭散飄藹。獨得至和之氣。而爲聖王之瑞者。則其惟慶雲乎。苟無解慍阜財之德。則難乎致此矣。豈水土輕淸之氣。徒爲衣狗之比者乎。霧者。陰氣未洩而蒸鬱者也。物之鍾陰者。亦能生霧。蓋山川之沴氣也。其赤而爲兵象。靑而爲災孼者。莫非陰氣之徵也。莾賊纂位。黃霧四塞。天寶政亂。大霧晝昏。與夫高帝白登之圍。文山柴市之死。咸致陰霾。或以臣下叛君上。或以夷秋侵中國。則若此者。皆可以類推也。至若陽氣發散之後。或有陰氣包陽。而陽不得出。則爲雷電。故雷電必以春夏。此天地之怒氣也。光之燁燁。則陽氣散而爲電。聲之虩虩。則其氣相薄而爲雷。先儒氏曰。雷霆。陰陽之正氣也。或有以驚蟄。或有以擊邪。人固有邪氣之所鐘者。物亦有邪氣之所寓者。正氣之震乎邪氣。亦其理也。孔子迅雷必變者。良以此也。而況當震而震者。商之武乙。魯之夷伯之廟。則不可謂無是理也。若曰。必有一物。操其柄而主張之。則此說近於鑿矣。若陽舒之時。露以潤物者。雲之澤也。陰慘之時。霜以殺草者。露之結也。詩不云乎。蒹葭蒼蒼。白露爲霜。此之謂也。其或陰氣極盛。則霜之隕也。或不以時。僞周臨朝。陰陽易位。南越極暖之地。而六月降霜。想必八荒皆囿於陰沴之氣也。武氏之事。所可道也。言之長也。雨露皆出於雲。而澤之盛者爲雨。澤之微者爲露。陰陽相交。斯乃下雨。其或密雲不雨者。上下不交也。洪範傳曰。皇之不極。厥罰常陰者。其斯之謂歟。陽亢則旱。陰盛則水。必也陰陽相調。然後雨暘適時也。夫以神農之聖。處雍熙之世。曰暘而暘。曰雨而雨。固其宜也。聖王臨民。天地交泰。五日一風。十日一雨。亦其常也。有如是之德。則必有如是之應。天道豈有私厚歟。夫冤氣者。招旱之由也。是故。一女懷寃。尙致赤地。則武王之克商。消天下之寃氣矣。眞卿之決獄。消一隅之寃氣矣。甘雨之注。不足怪也。而況太平之世。本無匹夫匹婦之不被其澤乎。若夫隆寒之時。天地雖已閉塞。而二氣亦不得不交。故雨露之降。凝爲雪花。蓋陰氣使然也。草木之花。受氣之陽。故多五出。五者陽數也。雪花則受氣之陰。故必六出。六者陰數也。此亦莫之爲而然耳。若袁安之閉戶。龜山之立庭。煗寒之會。山陰之興。則或有守靜之樂。或有訪道之誠。或出於豪奢。或出於放達。皆不關於天道。則曷足爲今日道哉。且雹者。戾氣之所出也。陰氣脅陽。則其發也必害於物。稽諸往古。則大如馬頭。或如雞卵。傷人殺獸者。或出於黷武之世。或警乎基禍之主。則其爲天戒於歷代者。不必縷陳。而推此可見矣。嗚呼。一氣之運化。散爲萬殊。分而言之。則天地萬象。同一氣也。合而言之。則天地萬象。同一氣也。鍾五行之正氣者。爲日月星辰。受天地之戾氣者。爲陰霾霧雹。雷霆霹靂。則出於二氣之相激。風雲雨雨露。則生於二氣之相合。其分雖殊。其理一也。執事於篇終。又敎之曰。位天地。育萬物。其道何由。愚於此言。深有感焉。愚聞。人君正其心以正朝廷。正朝廷以正四方。四方正則天地之氣亦正矣。又聞。心和則形和。形和則氣和。氣和則天地之和應矣。天地之氣旣正。則日月安有薄蝕。星辰安有失躔者乎。天地之氣旣和。則雷霆霹靂。豈洩其威。風雨霜露。豈失其時。陰霾戾氣。豈有作孼者哉。天以雨暘燠寒風。而生成庶物。人君以肅乂哲謀聖。而上應天道。天之時雨。若乎肅也。天之時暘。若乎乂也。時燠者。哲之應也。時寒者。謀之應也。時風者。聖之應也。以此觀之。天地之位。萬物之育。豈不係於一人之修德乎。子思子曰。惟天下至誠。爲能化。又曰。洋洋乎發育萬物。峻極于天。程子曰。天德王道。其要只在謹獨。噫。今我東方動植之物。咸鼓舞於鳶魚之天者。豈不係於聖王之謹獨乎。伏願執事。以芻蕘之一得。上達天聽。則韋布書生。庶無遺恨於圭蓽之下矣。謹對。
한국고전번역원/松川先生遺集卷之三
대(對) : 상천(上天)의 일은 무성무취(無聲無臭:하늘이 하는 일은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다는 말)하여 그 이(理)는 지극히 은미하나 상(象)은 지극히 현저하니 이 설(說)을 하는 사람이라야 더불어 천도를 논할 수 있습니다. 이제 집사(執事) 선생께서 지극히 은미하고 지극히 현저한 도로써 발책(發策)하여 문목(問目)을 삼아서 격물궁리(格物窮理)의 설을 듣고자 하니, 이는 진실로 학문이 천인의 도를 끝까지 연구한 사람이 아니라면 어찌 이를 의논하는데 참여하겠습니까. 그러나 저는 평소 선각자들에게서 들은 것을 가지고 밝으신 물음에 만분의 일이나마 대답할까 합니다.생각하건대 만화(萬化:천지의 모든 조화)의 근본은 하나의 음양일 뿐입니다.이 기가 동하면 양이 되고 정하면 음이 되니 한번 동하고 한번 정하는 것은 기이고 동하게 하고 정하게 하는 것은 이입니다. 천지의 사이에 형상을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은더러는 오행의 정기가 모여된 것도 있고, 천지의 괴기(乖氣:정도에 어그러진 기)를 받은 것도 있고, 음양이 서로 격돌하는 데서 생긴 것도 있고 음양 두 기운이 발산하는 데서 생긴 것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일월성신이 하늘에 걸려 있는 것이나 비‧눈‧서리‧이슬이 땅에 내리는 것이나 바람과 구름이 일어나는 것이나 우레와 번개가 발작하는 것이 모두 기가 아닌 것이 없으나,이것들이 하늘에 걸리고 땅에 내리고 바람과 구름이 일어나고 우레와 번개가 발작하는 까닭은 이(理)가 아님이 없습니다. 이기(二氣:음양)가 진실로 잘 조화되면 저 하늘에 걸려 있는 일월이 전도(躔度:운행하는 도수)를 잃지 않고 땅에 내리는 비나 눈이 반드시 제 철에 맞으며 바람‧구름‧우레‧번개가 모두 화기 속에 둘려 있게 되는 것이니 이는 이의 정상입니다.만일 이기가 조화되지 않으면 일월의 운행이 그 전도를 잃고 발휘함이 제 철을 잃으며 바람‧구름‧우레‧번개가 모두 어그러진 기운에서 나오는 것이니 이는 이의 변괴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천지의 마음이니 사람의 마음이 바르면 천지의 마음도 바르고 사람의 기가 순하면 천지의 기도 순해집니다. 그러니 이의 정상함과 변괴를 어찌 한결같이 천도의 탓으로만 돌려서야 되겠습니까. 저는 이로 인하여 다음과 같이 아룁니다.홍몽(鴻濛:자연의 원기)이 처음 개벽(開闢)함으로부터 해와 달이 서로 갈마들며 우주를 밝혔는데 해는 태양(太陽)의 정기이고 달은 태음(太陰)의 정기입니다. 양의 정기는 빨리 운행하기 때문에 하루에 하늘을 한바퀴 돌고 음의 정기는 더디게 운행하기 때문에 하룻밤 사이에 하늘을 한바퀴 돌지 못합니다. 양이 빠르고 음이 더딘 것은 기운이지만 음이 더디고 양의 빠른 소이는 이치입니다. 저는 누가 그것을 빠르고 더디게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자연히 그러한 것에 불과할 뿐입니다. 해는 임금의 상이요 달은 신하의 상이니 운행하는 길이 같고 만나는 도수가 같기 때문에 달이 해를 가려 일식이 되고 해가 달을 가려 월식이 됩니다. 해와 달이 같은 전도에서 만나되 달의 기운이 미약하면 일식의 변고가 생기지 않지만 이 해가 미약하면 음기가 성하고 양기가 미약하여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능멸하고 윗사람은 점점 쇠퇴하게 되니, 이는 신하가 임금을 거역하는 상입니다. 그런데 하물며 두 개의 해가 함께 나오고 두 개의 달이 함께 나타나서 비상(非常)한 변괴가 되는 것이겠습니까. 이는 모두 어그러진 기운이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님이 없습니다. 제가 일찍이 이러한 사실을 옛 전적에서 찾아보니, 재이(災異)가 일어난 덕이 닦여진 치세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고 일식 월식의 변괴가 모두 말세의 난정(亂政)때 생겼으니 이에서 천의와 인도가 서로 통하는 관계를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저 하늘이 창창(蒼蒼:파란 빛)한 것은 기가 쌓인 것일 뿐, 바른 빛깔이 아니니, 만약 별들이 찬란하게 기강(紀綱)이 되지 않았다면 천기(天機:하늘의 기틀)의 운행은 아마도 구명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저 소소(昭昭:아주 밝은 것)하고 경경(耿耿:깜빡이는 것)한 것이 각기 전차(躔次:별자리, 운행하는 길)가 있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모두 원기(元氣)의 운행이 아님이 없습니다. 중성(衆星)은 하늘의 운행을 따라 운행하고 제 스스로 운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경(經:날)이라 하고 오성(五星:금‧목‧수‧화‧토성)은 때에 따라 각각 나타나고 하늘의 운행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위(緯:씨)라고 합니다. 하나는 일정한 전차가 있고 하나는 일정한 전도가 없으나 그 대체로 말하면 하늘이 날이 되고 오성이 씨가 되지만, 그 자세함을 말하고자 한다면 한 장의 종이로써 다할 수 있는 바가 아닙니다. 상서의 별도 항상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변괴의 별도 항상 출현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경성(景星:덕성, 서성)은 반드시 소대(昭代:태평성세를 이름)에 나타났고 요혜(妖彗)는 반드시 쇠세(衰世:쇠퇴하는 세상, 망해가는 세상)에 나타났습니다. 우순(虞舜)이 문명하였으매 경성이 나타났고 춘추 때는 혼란하였으매 혜패(慧孛)가 생겨났습니다. 순(舜)같은 세대가 일대만이 아니고 춘추 때처럼 어지러운 시대도 일대뿐이 아니었으니 어찌 일일이 들어 차례로 진술하겠습니까. 만약 이르되 만물의 정기가 올라가서 열성(列星)이 되었다고 한다면 저는 외람되오나 믿지 못하겠습니다. 하늘에 있는 성신(星辰)은 오행의 정(精)이며 자연의 기운이니 저는 어떤 물건의 정기가 바로 어떤 별이 되었다는 것으로는 알고 있지 않습니다. 팔준(八駿)이 방정(房精)이 되고 부열(傅說)이 열성이 되었다는 따위는 이른바 ‘산하대지(山河‧大地)가 그림자를 하늘로 보낸다는 설’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이것은 유자(儒者)의 믿을 바가 아닙니다. 별의 기운은 허(虛)가 응결된 것인데 혹 음기가 응결되지 않아 떨어져 운석(隕石)이 되기도 하고 떨어져서 언덕이 되기도 한다는 말은 제가 소자(邵子=邵雍)에게서 들었습니다마는 물건의 정기가 별이 된다는 말은 듣지 못하였습니다. 또 천지 사이에 가득한 것이 모두 기가 아님이 없으니 음기는 엉기었는데도 밖에 있는 양기가 들어가지 못하면 돌면서 바람이 됩니다. 만물의 기운이 비록 간(艮:동북간)에서 나와 곤(坤:서남간)으로 들어간다고 하지만, 음기가 엉기는 데에 정해진 곳이 없다면 양기가 흩어지는 것도 방소(方所)가 없습니다. 대괴(大塊:천지)가 불어내는 기운이 어찌 한 곳에서만 나온다고 고집하겠습니까. 장양(長養:길러주는 것)의 바람이 동쪽에서 일어나지만 어찌 동방에서 시작한다고 할 수 있으며, 숙살(肅殺:죽이는 것)의 바람이 서쪽에서 일어나지만 어찌 서쪽에서 시작한다고 할 수 있겠으며 탱자나무 가지에 와서 둥우리를 짓고 빈 구멍에서 바람이 나온다 해서 어찌 빈 구멍을 바람이 처음으로 생기는 곳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정자가 말하기를, ‘금년의 우레는 일어나는 곳에서 일어난다.’ 하였는데 저도 조조조조(調調刁刁)는 기가 접촉하여 일어나고 기가 그치어 멈추는 것이고 애당초 출입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대하게 다스려진 세상에는 음양의 기운이 퍼지고 울결(鬱結)되지 않기 때문에 기운의 흩어짐이 반드시 화평하여 불어도 나뭇가지를 울리지 않고, 세상의 도가 쇠퇴하면 음양의 기가 울결되고 펴지지 않기 때문에 기운의 흩어짐이 반드시 격렬하여 나무를 부러뜨리고 지붕을 날려보냅니다. 소녀풍(少女風)은 화평하게 발산하는 것이고 구모풍(颶母風)은 격렬하게 발산하는 것입니다. 성왕(成王)이 한번 생각을 잘못하자 큰바람이 전지에 곡식을 쓰러뜨렸고 주공(周公)이 수년동안 치화(治化)를 펴자 바다에 파도가 일지 않았으니, 그 기운을 그렇게 하는 것은 역시 인사에서 말미암은 것입니다. 만약 산천의 기운이 위로 올라가서 구름이 되는 것이라면 경사와 재앙의 징험을 이로 인하여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선왕이 영대(靈臺)를 설치하여 운물(雲物:구름의 빛깔)을 관찰한 것은 여기에서 길흉의 조짐을 상고한 것입니다. 대개 경사와 재앙이 일어나는 것은 그것이 일어나는 날에 일어나는 것은 아니고 반드시 조짐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구름이 희면 반드시 유리하여 흩어지는 백성이 있고 구름이 푸르면 반드시 곡식을 해치는 벌레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검은 구름은 어찌 수재의 조짐이 아니겠으며 붉은 구름은 어찌 전쟁의 징조가 아니겠습니까. 황색 구름만이 풍년이 들 조짐이 되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기운이 징조로써 먼저 나타나는 것입니다. 연기도 아니고 안개도 아니면서 매우 아름다워 조용히 흩어져 홀로 지극히 화평한 기운을 얻어 성왕(聖王)의 상서가 되는 것은 오직 경운(慶雲)뿐입니다. 진실로 부재(阜財)‧해온(解慍)의 덕이 없다면 경운이 생기게 하기 어려울 것인데 어찌 수토(水土)의 경청(輕淸)한 기운이 한갓 헌옷도 같았다가 검은 강아지와도 같아지는 비유뿐이겠습니까. 안개는 음기가 배설(排泄)되지 못하여 증울(蒸鬱:증기가 맺히는 것)된 것인데 음기가 모인 물건도 안개를 낼 수 있으니 이는 대개 산천의 여기(沴氣:나쁜 기운)입니다. 안개가 붉어서 병상(兵象)이 되고 푸르러서 재앙이 되는 것이 모두 음기가 성한 징험이 아닌 것이 없습니다. 망적(莽賊)이 참위(僭位)하자 황무(黃霧)가 사방에 끼었고 천보(天寶)때 정사가 어지럽자 심한 안개로 낮이 어두웠으며 고황제(高皇帝) 유방(劉邦)이 백등(白登)에서 포위되었을 때와 문산(文山)이 시시(柴市)에서 죽을 때 모두 하늘이 흐리고 흙비가 내렸으니, 혹은 신하가 임금을 배반하거나 혹은 이적(夷狄)이 중국을 침범할 때 이러하였다는 것을 모두 유(類)로 미루어 알 수 있습니다. 양기가 발산한 뒤에 음기가 양기를 싸서 양기가 나오지 못하면 분발 격동(擊動)하여 뇌정(雷霆:격렬한 천둥)이 됩니다. 그러므로 뇌정의 발작은 반드시 봄과 여름에 있으니 이것은 천지의 노기입니다. 번개의 섬광이 번쩍이는 것은 양기가 발하여 번개가 된 것이고 천둥소리가 두려운 것은 음양의 두 기운이 서로 부딪쳐 우레가 된 것입니다. 선유(先儒)가 말하기를, ‘뇌정은 음양의 정기로서, 혹 천둥으로 동면(冬眠)하는 벌레를 놀래어 깨우기도 하고 혹은 벼락으로 사악한 것을 치기도 한다.’ 하였으니 사악한 기운이 모여서 이루어진 사람도 있고 사악한 기운이 붙여 이루어진 물건도 있으므로 정기가 사기(邪氣)에 벼락을 치는 것은 또한 당연한 이치입니다. 공자께서 신뢰(迅雷)에 반드시 얼굴빛을 변한 것은 진실로 이 때문이시었습니다. 그런데 하물며 당연히 벼락을 쳐야 할 곳에 벼락을 친 것이겠습니까. 상(商)의 무을(武乙)이 벼락을 맞아 죽고, 노(魯)의 이백(夷伯)의 사묘(祠廟)에 벼락을 친 것은 이 이치가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반드시 어떠한 물건이 벼락을 치는 권한을 가지고서 주관한다고 하면 천착(穿鑿)에 가깝습니다. 또 양기가 퍼지는 계절에 이슬로써 만물을 적시어 주는 것은 구름의 은택이고 음기가 참담한 계절에 서리로써 초목을 죽이는 것은 이슬이 맺혀 서리가 되어서,「시경」에 ‘갈대가 푸르거늘 흰 이슬이 서리가 된다.’ 한 것이 바로 이것을 이른 것입니다. 간혹 음기가 너무 성하면 서리가 내리는 것이 제 철에 하지 않는 수가 있는데, 위주(僞周)가 임조(臨朝)하자 음양의 위치가 바뀌어 매우 따뜻한 남월(南越)의 6월에 서리를 내렸으니, 생각건대 이는 필시 팔황(八荒:온 천하. 팔방의 밖까지)이 온통 사나운 음기에 싸여 있어서인 듯합니다. 무씨(武氏:무칙천)의 일은 이를 만하나, 말이 길어서 그만두겠습니다. 비와 이슬이 모두 구름에서 나오지만 수분(水分)이 많은 것이 비가 되고 수분이 적은 것이 이슬이 됩니다. 음양이 서로 교합하면 바로 비가 내리는 것인데 짙은 구름이 끼고서도 비가 내리지 않는 것은 상하가 교통되지 않아서이니 홍범전(洪範傳:「서경」의 편명)에 ‘황(黃)이, 극하지 않으면 그 벌은 상음(常陰)이다.’ 한 것이 바로 이를 이름입니다. 또 양이 더할 수 없이 성하면 가물고 음이 성하면 장마가 지니, 반드시 음양이 조화된 뒤에야 비가 내리고 날이 개는 것이 시기에 맞습니다. 그러므로 저 신농(神農)같은 성인으로써 순박하고 밝은 세상에 처하시어 개이라 하면 개었고 비가 오라 하면 비가 온 것은 진실로 당연한 바이니, 성왕(聖王)이 백성을 다스리면 천지가 사로 통하여 5일에 한번 바람 불고 10일에 한번 비오는 것 또한 떳떳한 것입니다. 이와 가튼 덕이 있으면 반드시 이와 같은 감응이 있는 것이니 천도가 어찌 사사로이 후히 대함이 있겠습니까. 원기(怨氣)는 가뭄을 부르는 원인입니다. 그러므로 한 여인이 품은 원한이 오히려 적지(赤地:가뭄으로 걷을 곡식이 없게 된 토지)를 만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무왕(武王)이 은(殷)을 쳐서 이긴 것이 천하의 원기를 소멸시키기에 충분하고 진경(眞卿)이 옥사(獄事)를 판결한 것이 한 지방의 원기를 해소하기에 충분하였으니, 단비가 때에 맞춰 내린 것이 괴이할 것 없습니다. 원기를 풀어준 데에도 이러하였는데 하물며 필부필부(匹夫匹婦:보통 사람들)까지도 은택을 입지 않은 사람이 없는 태평세대이겠습니까. 저 한창 추운 겨울에는 천지가 이미 폐색(閉塞:천지가 막혀 서로 통하지 못함)되었지만, 음양의 두 기운이 교합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빗물이 엉기어 눈이 되는데 이는 대개 음기가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초목의 꽃은 양의 기운을 받기 때문에 대부분 다섯잎이 나오는 것이니 다섯은 양의 수(數)이고 눈은 음의 기운을 받기 때문에 홀로 여섯잎이 나오는 것이니 여섯은 음의 수입니다. 이 역시 그렇게 하지 않아도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원안(袁安)이 눈 속에서 문을 닫고 읽었던 것과 귀산(歸山)이 눈내리는 날에 뜰에 서 있었던 것과 난한(暖寒)의 모임과 산음(山陰)의 흥취 따위는 혹은 수정(守靜)의 낙이 있어서 이고 혹은 도있는 사람을 심방하는 성의가 있어서이며 혹은 호사스러운 생각에서 나오고 혹은 방달(放達)에서 나온 것으로 모두 천도와 관계되지 않으니 어찌 오늘에 말할 만한 것이겠습니까. 그리고 우박은 여기(戾氣:사나운 기운)에서 나오는 것인데, 음이 양을 위협하기 때문에 우박이 내려 물건을 해칩니다. 지난 옛날을 상고해 보면 크게는 말머리만 하고 작게는 계란만 하여 사람과 짐승을 살상한 것이 더러는 무력을 함부로 쓰던 세상에 있기도 하였고 더러는 화의 기초를 만드는 임금을 경계하기도 하였으니, 그 우박이 역대의 경계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을 자세히 진술하지 않아도 이것을 미루어 알 수 있습니다.아! 일기(一氣)가 운행(運行) 변화(變化)하여 흩어져 만수(萬殊)가 되는 것이니, 나누어서 말하면 천지 만상(萬象)이 각기 하나의 기운이지만 합하여 말하면 천지 만상이 동일한 기운입니다. 오행의 정기(正氣)가 모인 것이 일‧월‧성‧신이 되고 천지의 여기(戾氣)를 받은 것이 흐림‧흙비‧안개‧우박이 됩니다. 천둥‧번개‧벼락은 음양의 두 기운이 서로 격돌하는 데서 나오고 바람‧구름‧비‧이슬은 두 기운이 서로 합하는데서 나오는 것이니, 그 구분은 비록 다르나 그 이(理)는 같습니다.집사가 편말(篇末)에 또, ‘천지가 제 자리에 위치하고, 만물이 육성되는 것이 어떤 이유에서이냐’고 물으시니, 저는 이 말씀에 깊이 감동되는 바가 있습니다. 제가 듣건대 ‘인군이 자기의 마음을 바로하여 조정을 바로 잡고 조정을 바로하여 사방을 바로잡고 사방이 바르면 천지의 기운도 발라진다.’ 하였으며, 또 듣건대 ‘마음이 화평하면 형체도 화평하고 형체가 화평하면 기운도 화평하며 기운이 화평하면 천지의 화평이 호응한다.’ 하였으니, 천지의 기운이 이미 바르다면 어찌 일식‧월식이 있으며 어찌 성신이 전도(躔度)를 잃겠습니까. 천지의 기운이 이미 화평하면 우레‧번개‧벼락이 어찌 그 위엄을 부리며 바람‧구름‧서리‧눈이 어찌 그 제 때를 잃으며, 빛이 나지 않고 음침하거나 흙비가 내리는 여기(戾氣)가 어찌 재앙을 만들겠습니까. 하늘은 비와 햇볕과 따사로움과 추위와 바람으로써 만물을 생성(生成)하고, 인군(仁君)은 엄숙과 다스림과 슬기와 계획과 성스러움으로써 위로 천도(天道)를 호응하는 것이니 하늘이 때맞춰 비를 내리는 것은 바로 임금의 엄숙과 같고 때때로 햇볕을 쪼여 주는 것은 임금의 다스림과 같고 때때로 따사롭게 하는 것은 임금의 슬기의 응험(應驗)이고 때때로 추워지는 것은 계획의 응험이고 때때로 바람이 부는 것은 성(聖)의 응험입니다. 이것으로써 관찰하건대 천지가 제자리에 위치하고 만물이 육성되는 것이 어찌 임금 한사람의 수덕(修德)에 달린 것이 아니겠습니까. 자사자(子思子)가 말하기를, ‘오직 천하의 지성(至誠)이라야만 화육(化育)할 수 있다.’ 하였고, 또 ‘양양(洋洋)하여 만물을 발육하고 고대(高大)한 덕이 하늘 끝까지 닿았다.’ 하였으며, 정자가 말하기를. ‘천덕(天德)과 왕도(王道)는 그 요체가 근독(謹篤)에 있을 뿐이다.’ 하였습니다. 아! 이제 우리 동방의 동식물이 모두 임금의 덕화가 넘치는 속에서 고무(鼓舞)하는 것이 어찌 성주(聖主)의 근독에 달려있지 않겠습니까. 바라건대 집사께서는 천루(淺陋)한 제 글을 상감께 주달(奏達)한다면 빈천한 서생이 거의 필문규두(篳門圭竇:싸릿대로 짠 삽짝과 담장을 뚫고 출입하는 문을 이름)에서 한을 남기지 않을 것입니다. 삼가 대책(對策)합니다.
출처 : 율곡학회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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