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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흔적

북한산 눈꽃 산행일기

運善최명길 2014. 2. 10.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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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눈꽃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 몰랐다.

언젠가 아내가 상고대를 본적이 없다고 해서 보여주려고 여러번 갔는데 영 상고대를 만나기 힘들었었다.

때 마침 눈이 내리고 날도 포근했던 전날을 기억하니 어쩌면 눈꽃과 더불어 상고대를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일요일(2014.02.09)아침 7시 북한산 밤골로 갔다.  밤골 입구로 들어 서려는데 눈 길이라 미끄러워서

진입이 불가했다.  차를 돌려 사기막골로 들어서는데 입구부터 눈꽃이 화려해서 눈을 땔수가 없게했다.

 아침 8시10분경 사기막골에서 등산을 시작하는데 눈 꽃이 화려해서 둘러 보느라 아예 산행에는 관심이 없다.

 숨은벽 능선을 갈까 밤골계곡으로 갈까 고민하다가 바윗길은 위험 할 것 같아 밤골계곡에서 백운대를 향해 가는데 이곳도 눈꽃이 활짝폈다.

누군가 먼저 산행을 시작했나보다 발자국이 산을 향해있다.

계곡은 얼지 않아서 돌돌돌 물이 흐르고 나무들은 밀가루를 뒤집어 쓴 듯이 하얗다.

 아내와 사진을 찍으면서 눈꽃에 정신 줄을 놓고 있을 때

 아저씨 한분이 내려오시면서 이곳으로 올라가면 백운대가 맞느냐고 한다.

 밤골계곡에 첫 발자국을 남기면서 백운대를 향해가던 분이다. *^^ 그런데  눈이 덮여 길을 알 수가 없어서 다시 내려 오던 길이었단다.

 맞다고 하니 다시 산향해 총총 걸어 간다.

 그리고 이곳 폭포를 지나 계곡의 끝에서 백운대를 향하는 길을 잡아 가고 있었는데

 뒤에서 인기척이 나더니 등산객의 모습이 보인다.

우리는 사진도 찍고 눈 꽃도 감상하면서 가자고 길을 비켜 드리고  산을향해 가는데 어라 길이 없어 졌다.

무심코 앞서간 분의 발자국을 따라 가다보니 숨은벽 낭떠러지 방향으로 잘못 가버렸다.

이런 멍청한 지고 눈길이라 정확히 길을 알지 못하면 큰일일터 하지만 워낙 많이 다녔던 곳이라 길을 돌아 내려와 계곡길을 찾았다.

발자국을 따라 가지 않고 생각을 하면서 백운대를 향해 가니 숨은벽과 만나는 호랑이굴 안내판도 보이고

백운대쪽에서 일어나는 뿌연안개와 눈날림이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 낸다.

느낌까지 전할 수는 없지만

이 눈 꽃들 사이로 가루처럼 날리는 안개와 눈이

마치 천상의 세상에 든듯하였다.

약수터를 지나 호랑이굴로 오르는 이 코스는 여름엔 많이 힘들 길인데 아름다운 경치에 취해서 어느새 올랐다.

호랑이 굴에서 밤골계곡 방향으로 내려다 본 풍경이다.

숨은벽 정상에 눈 꽃

숨은벽을 왼쪽에 두고 백운대의 끝자락 호랑이굴과 만나는 바위 틈을 빠져 나가면 인수봉이 왼쪽에 그 위용을 드러낸다.

숨은벽의 눈꽃이 아름다워서 더 담아본다.

숨은벽과 백운대 틈으로 난 바위를 나오면

백운대의 넓은 벽이 하늘을 향해 비스듬히 누워있고

인수봉이 백운대를 마주 보고있다.

백운대가 흘려내린 바위자락끝에는 눈꽃이 피었고 위문에서 백운대를 향하는 쪽으로 뿌옇게 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백운대의 바위자락을 오른쪽으로 하고 산행을 계속하는데 미끄럽고 많이 힘들었다.

백운대 아래 자리를 틀고 도시락을 풀었다.  나물에 찰밥으로 커피까지 마시고 나니 힘이난다.

위로 오를 수록 눈꽃은 더 많이 더 아름답게 피어서 산행을 즐겁게 한다.

위문에서 백운대 오르는 길의 북한산 성벽 인수봉이 겹쳐 보인다.

오르다 다들 이쯤에서 감탄을 연발하고 너도 나도 사진찍느라 신이났다.

백운대 오르다 아랫쪽을 봤더니 너무나도 아름답다. 

바위틈사이 작은 나무들에 핀 눈 꽃들이 정말 예뻤다.

호랑이굴 의 끝 백운대의 정상부근

백운대 많은 사람들이 기념 사진을 찍느라 정상은 나름 붐볐다.

백운대 정상에서 보는 눈꽃  눈꽃 핀 숨은 벽 능선도 한 눈에 들어온다.

올 들어 본 눈 꽃 중 최고의 장면

백운대를 오르고 내리는 사이 안개가 오락가락 눈 꽃을 감췄다 내놨다 하면서 사람들을 들었다 놨다한다.

북한산의 눈꽃 정말 최고다

미끄럽고 힘든 산행을 하겠다고 나선 아내가 대견했다.^^

백운대에서 기념촬영하고

편안한 걸음으로 눈 꽃들을 구경하면서 걷다보니

 하루가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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