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은 날
수리산 본문
- 산일일자 :2017.02.05 날씨 비오다가 눈 내림
- 산행코스 : 수리산유원지- 좌측슬기봉들머리 - 슬기봉-수암봉헬기장-수리산유원지
- 산행거리 : 약7킬로미터(소요시간 3시간)
* 수리산은 다른 산들에 비해 울창한 나무들로 꽉차있고 계곡마다 물이 많아서 여름에도 찾을 만한 곳이다.
숲이 울창한 만큼 고요하고 편안한 오솔길이 여기저기로 뻗어 있어 산책만 할 수 있는 코스도 있고
곧장 능선을 향해가면 등산이 되는 오묘한 산이기도하다. 겨울이 깊었지만 눈덮인 산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터라 예보에 눈이 온다고 해서 강원도로 갈까하다 여의치 않아 수리산으로 갔는데 아침에 내리던 비가
눈이 되어 온 산이 눈으로 덮였다.
능선오르자 마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울창한 이 나무 숲 사이를 지나면
눈 꽃이 피기 좋은 활엽수들이 가지들만 앙상하게 겨울을 버티고 서 있다.
옛 시인들은 소나무는 눈 속에서도 봄 빛을 하고 있다고 했는데 아마도 눈 속에서도 푸른 솔잎을 두고 한 말 같다.
내리는 눈 발에 약간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사방이 어두어 진다.
안개가 그윽하게 피어 오르니 한층 운치를 더한다.
선계로 들어서는 느낌이다.
수리산 슬기봉은 군부대 시설물이 있어 출입을 할 수 없다. 다만 이곳 데크와 쉼터를 제공했는데 이곳에서 보는 경치도 만만치 않게 좋다.
데크의 계단을 올라 수암봉을 향해 가려면 이 곳을 지나는데
느낌이 좋다. 군부대 시설을 우회하라고 만들어진 시설물인데 슬기봉의 명물이기도 하고 아마 수리산에서 이곳 슬기봉의 경치가 가장 좋다고 해도 무방할것 같다.
산행이 길어 질 수록 나무에 쌓이는 눈이 많아 지면서 경치가 환상적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이런날 산행은 쉬엄쉬엄 걸어야 제맛이다.
쭈욱 둘러선 눈꽃속을 행복하게 걷는 즐거움은 이런날 아니면 느낄 수 없는데 어찌 빨리들 걷기만 하려고 하는지 가는 길을 다 비켜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