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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좋은 날
달의 끝에서 시작으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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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가 추적 추적 마음을 적시고
간간히 불어오는 찬 바람에 여름 밤은
깊어만 간다.
시골에 살적 이때쯤 아내에게
연애편지를 쓰면서 온갖 상념에
젖어 설레는 마음을 하얀 편지지에
밤새껏 지웠다 쓰기를 반복하면서도
정말 행복했던 밤새우기가
이밤은 쓸쓸한 정적만이 감도는
방구석에 앉아 내리는 빗소리를
그대로 듣는다. 아파트의 연통을
때리는 소음쯤으로 도로에 연신
퍼붓는 그대로의 소리 쯤으로
감상에 젖지 못하고 다만 더 시원하게
퍼부어서 새찬 빗소리를 즐기고 싶다.
낮동안의 바삐 움직이던 세상이
멈춰선 어둠을 피하지 못하고
반대편 그 어딘가를 서성일때
슬픈 시간이 밤새 비로내리는지
빗줄기가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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