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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좋은 날
소래산 번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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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8시40분쯤 소래산에서 바라본 시흥시 신천동 시가지.
요즘 산행에 재미를 붙인 친구가 야간 번개산행을 소집해
야간 산행을 하고 내려와 호프집에서 간단하게 한잔했다.
계획엔 없었지만 내 생일이라고 생일전야제를 산에서하고
선배 호프집에서 생일을 맞도록 시간을 보내고서야
돌아가는 고마운 친구들에게 시골에서 올라온 감을
조금씩 담아 나누어 주었다.
금년 생일은 친구들과 한잔하며 행복하게 지냈다.
다만 오늘 생일이 되어 서글픈 사실은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과 귓가를 타고 오르던 흰머리가 이제
머리 전체로 퍼져간다는 사실이다.
얼마전 조카 결혼식장에서 만난 큰누나가 머리 염색하라하고
얼굴에 신경좀 쓰라면서 우리 동생이 벌써 이렇게
변했다면 안쓰러워하는데 ㅎㅎ
누나는 사십대 중반의 동생이 아직도 옛날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리란 생각을 한 모양이다.
어제는 누나에게서 전화가 왔다.
얼굴에 바를 한방 화장품을 사서 보낸단다.
화장품을 전혀 쓰지 않고 사는 나에게
이젠 신경좀쓰란다.ㅎㅎ
사실 그동안 화장품을 바르면 답답하고
눈도 맵고 그래서 쓰질 않았다.
이제 어쩔수 없이 쓰야할 것 같다.
아침에는 출근하는데 생일 축하한다는
전화메시지가 몇개 들어온다.
전혀 알지 못할 것 같던 사람에게서도
잘아는 친구에게서도....
오늘은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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