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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좋은 날
2021년 추석 성묘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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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명절의 연휴라 추석 차례 지내고
다음날인 22일 새벽에 고향으로 달려갔다.
편찮으신 아버지 뵙는 것이 마음 아파서
차라리 가지 않으려다 마음이 걸려 부지런히
달려가니 오전 8시가 조금 넘었다.
아버님 얼굴 뵙고 성묘를 다 할 수 없어
동네 뒷산에 계신 조부와 고조부 묘소만 찾아봤다.
한번도 묘소 앞에서 울컥 한 적이 없는데
울컥하고 가슴이 누르든 듯 아프다.
다들 다녀간 산소 앞에 혼자 선 것도 있고
아버님이 편찮으신 것도 있어서 그런가 싶다.
생전에 할아버지께서 날 참 많이 예뻐해 주셨듯이
아버지 아프신 것도 그렇고 이것저것
잘 좀 보살펴 달라고 때 쓰고 싶었다.
성묘를 마치고 내려오면서 사촌형님을 찾아뵈니
쌀이랑 참기를 고춧가루등 이것저것 많이 챙겨주신다.
점심을 먹으려 아버님을 모시고 지리산정령치휴게소로 갔다.
그곳에서 지리산 산줄기를 보고 아래 달궁계곡에서
지리산 닭 백숙과 도토리묵까지 한상차려 먹고
다시 집에 모셔다 드리고 아침에 나선 길을 되짚어
돌아왔다.
허전하고 그냥 심란한 마음으로 돌아 오지만 항상 따뜻하게
맞아주고 챙겨주는 사촌형님이 계셔서
아직 고향이 내 마음에 자리 잡을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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