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은 날

술 본문

삶의 흔적

運善최명길 2007. 10. 2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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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끝에 닫는 내모습이 어지럽다.

보내는 문가에 동기의 얼굴이 스치며 달리고

아까  난 뭐 했는데 달빛 잠든 이 시간

동네 화단에 우뚝 선 나무를 부여잡을까

속이 텅 비고서야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다.

그래 그랬었지

화장실 변기가 어쩌면 그리도 평화를 주지

붙들고 애원하며 마지막 고통을 깡그리 던져 버린다.

한마디 불평도 아픔도 없는 화장실 변기의 너그러움에

목까지 차오른 고통을 원 없이 토해 버린다.

집 앞 한순간 망설임도 없이

문을 열고 내 닿는다.

이유 없이 슬픈 이 몸 눕혀 위로 할 곳 제집 말고 또 있을까

술이 흔드는 혼돈의 사고를 함께 잠재우며

이 밤의 끝에 나를 맡기고 나서야

어제는 허물어지고 오늘이 시작된다.

밤을 지새 는 일은

뭐 이유 있을까 마는

술이 시간을 먹고

시간은 우리의 삶을 엮어가는 까닭에

후회는 없다.

때론 이렇게 하루를 마감하는 일도 있어야

기름지고 다양한 삶이 그려져

우리네 삶을 펼쳐 놓았을 때

볼거리가 훨씬 다양하지 않을까

묵자 허벌나게 디지게 환장허게

마시자 퍼 마시자 인생이 다 하는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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