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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흔적

급성 뇌 경색(코로나 시대)

運善최명길 2021. 5. 2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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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5

시골에 급히 다녀왔다. 아버님이 이상하시다는 소식을 듣고 가보니
왼쪽 손발에 마비가 오셨다. 화이자1차때는 오른쪽이 그러다 괜찮아 지셨는데
2차 맞고는 왼쪽에 같은 현상이 나타나서 계속 그러다 넘어져 다치신 모양이다.
병원에 검진해보니 뇌경색이다.  
CT에 작은 얼룩같은 크기의 뇌경색 부위가 보였다.
큰 병원에 들려서 MRI찍어 보라해서 대학병원 연락해보니
바로는 진료가 쉽지않아 난 올라오고 동생과 누나에게
나머지를 부탁했다.
기력은 없었지만 식사도 잘하시고 책읽고 글쓰시고 일상이 평범했는데
이렇게 되시니 마음이 무겁다.
오늘 MRI가능한 일반병원가서 진료받고 치료하겠다고 동생이 전화를 한다.  
어제 도망치듯 올라와서 걱정되고 미안하다.
더 좋아지기를 바라진 않지만 지금 정도에서 잘 지낼 수 있으시면 하는 바램이다.

5.26

연세가 있으시면 아픔이 찾아 들 거란 것은 알지만

밤새 안녕이라고 하던가 아버지의 몸 한쪽이 무너지니 답답하다. 

오늘 병원에서 MRA 결과가 나왔는데 급성 뇌경색이라고 한다.

약 처방 받아서 집으로 가고 있다고 동생이 전화를 한다.

약 처방 만으로 귀가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지금의 상태에서 더 나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제 아버님 집에 모셔다 드리고 돌아오는 길에 

돌아가신 어머님 생각을 하다 차오르는 슬픔에 눈물이 나

누나와 통화하다 말을 잇지 못하고 말았다. 

아버지가 갑자기 저렇게 아프시니  오히려 어머니 생전에 잘 하지 못한 일이 밀려왔다.

장남으로 산다는 것이 혼자서 울어야 하는 때가 있다.

가슴에 늘 차 있는 무게와 아픔이 수면 아래 있다가 힘들 때마다

복 받혀 쏟아 내게 한다.

그러면서 한 가슴 비워내서 버티게 되는 것 같다.

어제 올라오는 길의 하늘 빛이 너무나 맑고 고왔고

산 자락을 불어가는 윤기 나는 5월의 신록이 아름답지만 즐길 수 없었다. 

시골에 가면 아버님 모시고  이 거리 저 거리 신록으로 달려가

이런저런 말씀을 듣곤 했는데 이제 그럴 수 없게 되었다.

힘들어 하신다. 

지금의 상황에 적응하시게 되면 또 그런 날이 오리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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