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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좋은 날
아버지 본문
脫 벗어버리다. 육체적인 고통에서 벗어나 기뻐한다는
뜻의 벗을 탈. [肉(月)+兌]
肉脫骨立. 몹시 야위어서 뼈만 드러난 모습을 일러 말하는
사자성어다. 아버지가 그러셨다.
연로하신 부모님이 계시면
소식에 민감하게 되고 긴장속에 살게된다.
어제 시골 아버님을 뵙고왔다.
시골에서 아버지를 돌보며
지내는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아버지가 이상하시다고 말씀도 일어나지도 못하신다고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애써 침착하고 동생에게 자세한 상황을 듣고 일단 더지켜보라하고 새벽 눈 뜨자마자 시골로 갔다.
가는 길에 전화를 하며 상황을 물었다. 다행히 어제보다 나아지시고 계신단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지나 고창-담양간 고속도로에 접어들었다. 북담양톨게이트로 나가 엊그제 아버님이 잘 드셨던 추어탕집으로
가서 포장을 해 옛 시골 동네
여러곳을 거치며 갔다.
아버지가 기력이 있으실 때 이런 길을 가면 동네들에 대한 얘기를
하시던 길이다. 지름길을 달려
부지런히 갔다. 집에 들어서서
방으로 곧바로 들어서니 주무시고
계신다. 아버지 아버지 큰 소리로
아버지를 깨웠다. 저 누군지 아시겠어요. 다행히 네 이름을
외치신다. 명길이. 일단 말씀을
하시니 지켜보며 말을 하시도록
이얘기 저얘기 말을 길게 이었다.
그리고 종일 무섭고 답답했을 동생의 마음을 풀어주려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다시 아버지한테 갔다. 일어나 앉으시려고 하셔서 부축해 앉게 하니 앉으신다. 아버지 몸을 살펴봤다. 다리에 근육이 없다. 말그대로 뼈만 앙상하시다.
뭐좀드실꺼냐 물었다. 드신다고
하셔서 사탕하나 귤하나를 드렸다. 주방에 가보니 누나들이
보낸 간식들로 꽉차있다.
말없이 아버지를 보살피는 가족들에 감사하고 고맙다.
아버지 상황을 살피고 동생에게
다시 아버지를 맡기고 돌아섰다.
돌아오며 왜 자꾸 눈물이 나는 지
아버지 우리아버지. 그냥 눈물이
자꾸났다. 아버지는 그 미력한 시력과 호흡으로도 침대 모서리에 앉아 있는 내게 바로
앉으라 말씀을 하셨다.
평생을 본인도 그렇게 사셨고 자식들도 그렇게 살기를 바라셨다. 그런 아버지의 일관된
말씀에 안심하고 돌아올 수 있었다. 오늘은 좀 더 나아지셨기를 바래본다.
돌아서며
휴게소에서
비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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