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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흔적

되돌아보면

運善최명길 2006. 7. 8.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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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면

한낱 허접한 인생의 몸부림이었거늘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삶을 몸부림하는 나는 무어란 말인가

 

앞서간 사람들이 그랬듯이

지금의 내가 그래왔듯이

이어오는 후배들의 몸부림의 세상맞이가

참담하게 아프게 느껴지는 이밤

쏟아내며 던지는 울부짖음에

나는 맘이 아프다.

눈물겹게 아프다.

 

전화벨이 울리고

지직대는 소리와 끊기는 울음소리

한잔하고 생각나서 전화한다고 한다

예전에 필시 내가 그랬을 것이고

그러는 날 달래며 잠재우던 선배가

오늘의 나와 같은 마음 이었을 것인데

이밤 난 가슴에 무거운 돌덩이가 내려앉는다.

 

삶의 허접함이

나의 젊은 시절을

그렇게도 못살게 굴었던게 생각나고

못났다는 생각보다는

세상을 한없이 저주하며

젊음을 원망하던 시절의 그 절실하던 삶에 대한 절규

그것이 이제 후배들의 찾음에서 느끼는 순간

과거로 회귀하며 미치도록 아파온다.

 

그때는 그랬다.

내게로와서 술한잔을 더 들이키고

지난날의 내 선배가 내게 그랬던 것처럼

그렇게 하고 싶은데 후배는 그러지 않는다.

 

난 가슴이 아프다

상처난 자리를 다시 건드리는 것처럼

애리고 쓰라린다.

 

삶이 이렇게 고통 스런 모습이었다면

난 차라리 세상을 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처럼 열심히 삶을 살았고

몸부림을 쳐대도 세상이 날 안아주지 않았다.

그게 젊은날의 나에게 삶이 주는 초대였다.

 

그런데 지금의 내 후배들이 이런 과정을 겪는데

내가 해줄 수 있는게 없다 고리타분하게

난 예전에 이랬다는 짧은 한마디로 위로라고 던지기에는

그들의 체감하는 아픔이 너무도 큰것임을 알기에 가슴이

찢어진다.

 

알고보면 삶은 그대로의 인생인것을

살다보면 그런대로 흘러가고

뿌리내리고 열심히 한만큼

형태를 만들어 나이테를 그리다가

둥글게 둥글게 몸집을 불려가며

세월을 그리고 세월이 깊어질때

높이 올라간 자리에서 그때를 회상하면

아무것도 아닌것이 그때는 어찌도 그렇게 아프고 잔인했는지

가볍게 미소로 이해하게 되는것임을 알게 될텐데

지금은 그 무슨 말로도 이해되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정말 슬픈 마음에 눈물이 난다.

예전에 아팟던 그 아픔 그대로 가슴이 미어진다.

 

세월아 모든 사람에게 같은 시간만큼을 달리지말고

아픈사람한테는 제발 빨리 달려서

그자리에서 멀리 달아나다오.

 

아픔은 되도록 짧은게 좋은거

기쁨이 아니더라도 더이상의 쓰라림은 없을 것이기에

 

세월아 나에게 너를 움직이게하는 능력을 준다면

욕심없이 이럴때만 너를 부르련다.

세월아  무심한 흐름으로 있지만 말고

무어라 내게 대답이나 해다오

 

슬픔이  밀물처럼 밀려드는밤 난 젊은날의 고뇌하던

시절로 돌아가 후배의 시련을 함께 느끼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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