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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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흔적

사랑이란 걸 몰랐습니다.

運善최명길 2007. 2. 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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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걸 몰랐습니다.

 

교정의 사계절이 바뀌는 날에도

그사람은 여전히 내 곁에 있었고

함께 숨결을 맞대며 대화를 나누었지만

사랑이라 생각지 못했습니다.

 

교정의 벤취, 도서관, 운동장

산재한 공간의 여기 저기에

흔적들을 다시 더듬어 보니

마음을 많이도  주고 받았습니다.

 

공간의 이별을 알리는 통지서는

기차의 경적만 길게 남기고

광주역을 벗어나 떠나갔습니다.

정신없이 흘러가버린 시간이었습니다.

 

한동안 공간의 멀어짐은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습니다.

지난시간 동안의 흔적들을

떠올릴 여유가 도무지 없었습니다.

 

공간을 가르며 날아온 숨결이

내 가슴에 닿는 순간 미칠듯

교정의 흔적들을 뒤적이며

그 사람을 그리워 했습니다.

 

사랑이었습니다.

그토록 내 심장을 뛰게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모습이 그려지고 숨결이 느껴지고

보고싶어 아픔이 밀려 왔습니다.

 

하지만  말하지 못했습니다.

사랑이란걸 몰랐던 자신이 미웠습니다.

무심했던 지난 시간들이 미안했습니다.

아파하고 서운했을 그 사람이 떠올랐습니다.

 

보고파하며 더듬어야할 공간들이

이렇게 많았는데 수많은 시간동안

왜 한번도 사랑한다 말하지 못하고 말았을까. 

정말 바보 같았습니다.

 

사랑이  온몸에 퍼져있어

말하지 않아도 알았을까요.

사랑 하지 않은적이 없었지만

사랑이란걸 몰랐습니다.

이제야   말합니다.

사랑한다  당신  무지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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