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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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흔적

염색.

運善최명길 2007. 2. 4.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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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웃음이 나온다.

염색약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다

9,800원짜리 검정색 하나를 골랐다.

친구에게 전화해서

뭘 사야하는지도 물어보고

무슨 큰 일이나 하는 것처럼

비장한 마음으로 염색약을 샀다.

언제 부턴가 흰머리가 한가닥씩 보이더니

왼쪽 귓머리 위쪽으로부터 전체로 퍼져

20%정도로 늘어났다.

사실 앞에서 보면 흰머리가 없다.

문제는 옆에서 보면 많이 보인다는 것

별 문제없이 살아오고 있는데

며칠전 사무실에 선배 한분이 찾아오셔서

야 세월이 가긴 가는가 보다

"명길이 머리에도 흰머리가 보이고"

ㅎㅎㅎ 그냥 웃음이 나오고

세월이 느껴지면서

염색한번 해볼까

문뜩 이런 생각이 들어서 였다.

일단 염색약은 샀는데

어떻게 해야하나 걱정하다

아내에게 부탁해서 30분정도

투자하니 흰머리가 보이지 않았다.

아내는 잘 나왔다고 하는데

정작 난 잘 느끼지 못하겠다.

앞에서보면 예전과 별반 다름이 없으니

ㅎㅎㅎ 그렇다고 말하면 아내에게 미안해서

내일 아내의 생일인데

젊은 날 선물하기위해 염색하는 거라고

ㅎㅎ 그렇게 농담 한마디 건넸다.

그런데  마음 한구석

짧은 탄식과

눌러앉은 세월이

하나씩 드러나는 것을

거역할 수 없는

서글픔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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