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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좋은 날
한줌의 재로... 본문
형상을 갖추어 공간의 일정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삶이란 것인가.
운동장에 공을 차고 상대와 소리를 내어 말하고
자신이 있음을 표현하고 있었던 그 모습들은
한순간 뜨거운 불과 몸을 함께하고
함줌 재로 변해 버렸다.
뭔가 뚝 끈어지는 느낌
삶이 이렇게 가벼운 것이었던가.
육신의 아픔따윈 하찮은 넋두리에 불과한것
오후7시 집을 나서 무작정 걸었다.
도로를 따라 시의 경계를 넘고 몇개의 산을 넘고
들을 지나 발길을 들고 놓기를 1시간 30분
무릅이 아프다. 땀은 비오듯이 흐르고
시흥시쪽 소래산을 향해 걸었다.
등산로가 아닌 곳을 향해 걷다보니
무당이 차려놓은 재단이 보이고
다소곳한 한복차림의 형상이 서있고
촛불이 켜져 있는 모습을 보는 순간
소름이 돋는다. 아 나 살아 있다는
것은 두려움이 내재한 모습인가.
다시 정상을 향해 전인미답의 길을
고집하며 한번 올라 본다.
밤으로 달리는 해의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정상을 향하는
내 발걸음도 바쁘다.
얼마나 올랐을까 눈에 익은 길이다.
왜일까 반갑기 보다
익숙함이 싫다.
다시 질러 산을 올라 바위가
깍아지른 군인들이 훈련을
하기위해 로프를 설치한곳을
찾아 로프를 타본다.
정말 혼자서 미친짓을 하고 있다.
어디선가 총소리가 들린다
아마도 군인들이 훈련을 하는
모양이다.
반대로 길을 잡고 이제 하산하자
하는데 소래산에 이런 절벽이
있었던가. 로프를 타고 어둠을
등에 업었다. 한참을 내려오니
사찰이 하나 보이고 사람들도
보인다. 난 더이상 걸을 힘이 없다
집까지 걸어 갈 자신이 없다.
택시를 탈까.
반갑게도 부천으로 가는 버스가 온다.
버스를 타고 전에 살던 시장 입구에
내려서 한참을 걸어 국밥에
맥주를 시키니 뭔가 조합이 맞지 않아
소주도 한병시킨다.
삶이란 뭐란 말인가......
집으로 돌아오는길 도로변에
1톤 봉고차량에 산오징어와 낙지를
가지고 다니며 도로의 한켠을 점령하고
발전기 기름 타는 역한 냄새를 견디며
고무 앞치마에 머리가 약간 벗겨진
중년의 한 사내가 낙지를 난도질하고
있다.
몇몇 손님은 울타리 앞 파란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벌써 소주4병을 비웠다.
그들도 소주와 삶을 섞어 마시며
인생을 고뇌하며 난도질 할것이다.
횡단보도의 불이 나더러 가란다.
정신차리고 삶에서 정신을 놓으란다.
미치듯 그냥 살란다.
맺히지 말고 깊이 빠지지 말고
헐하게 살어란다.
삶 그거 별거냐고 어느 친구는
유머라며 말했다.
기차 객실에서 "삶은 계란이요"라고
외치는 바로 그게 인생이요 삶이라고
무심히 사는게 인생이라고.....
무심히 사는게 인생이라고 ....
[선배 한분을 떠나 보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