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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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흔적

마음.

運善최명길 2007. 12. 1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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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출 수 없는 낮으로

며칠을 보내고 나니

초췌한 모습의 한 사람

욕실의 물기어린 거울처럼

상이 혼란스럽다.

텅 빈 집에 혼자 남아

출근도 하지 않고

책장에서 한권의 책을 꺼냈다.

점심때쯤 까진 혼자만의 자유다

아예 휴대폰도 꺼두었다.

한나절 연락두절로

회사 마비되는 것도 아니고

파란만장한 김정희의 삶을

엿보니 더 답답해진다.

김정희 1권을 다 읽고

2권을 잡았다 놓고  출근했다.

답답한 마음이 더 짙게 어두워진다.

마음

마음의 눈으로 사람을 보고

마음으로 말하고

마음으로 보듬고

마음으로

마음으로

마음으로

주문을 외듯 다짐을 했건만

무겁고 답답하고 아픈 마음이 자자들지 않는다.

내게 전화를 해 김포 집까지 대려다 달라는

사회 선배이면서 친구인 분이 산재사고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김포 집에 잠깐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다 차가 오지 않는다고

내게 전화를 한다.  바로 나가 그를 태우고

김포로 향했다. 서울을 벗어나 그의 집에

그를 내려주고 사촌형과 동생의 사업장에

들렀다. 집으로 들어와 다시 책을 잡았다.

어느새 잠이 들었는지 일어나 보니 아침이다.

마음이 얼굴이란 생각을 해 본다.

요 며칠 정말 얼굴 펴고 살지 못했다.

마음이 아프니 그런대로 두지만

얼굴에 어리는 것은 어찌할 수 없다.

감출 수 없는 게 마음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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