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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좋은 날
樂志論(고문진보에서) 본문
락지론(樂志論)
중장통(仲長統) [공리(公理)]
後漢仲長統은 字公理니 少好學하고
性倜儻敢言하며 不矜小節이라
每州郡命召에 輒稱疾不就하고
常以爲凡遊帝王者는 欲以立身揚名耳나
而名不常存하고
人生易滅하니
優游偃仰하여
固以自娛其志라
故爲之著論云이라
후한(後漢)의 중장통(仲長統)은 자(字)가 공리(公理)인데 어려서부터 학문을 좋아하였고
성품이 드높아 과감히 말하였으며 작은 예절을 따지지 않았다.
매양 주군(州郡)에서 명(命)하여 부르면 그때마다 병을 칭탁하고 나아가지 않았으며,
항상 말하기를 “무릇 제왕(帝王)을 따라 노는 자들은 입신양명(立身揚名)하고자 해서이나,
이름은 항상 보존되는 것이 아니요
인생은 죽기 쉬우니,
한가히 놀며 자유롭게 기거(起居)하여 진실로 그 뜻을 스스로 즐길 뿐이다.” 하였다.
그러므로 이 논(論)을 지은 것이다.
후한(後漢)의 중장통(仲長統)은
낙지론(樂志論)을 쓰면서
이름은 항상 보존되는 것이 아니요 인생은 쉬이 죽으니
한가히 놀며 자유롭게 기거(起居)하여 진실로 그 뜻을 스스로 즐길 뿐이다.” 하였다.
그는 중국 삼국시대 전란의 시대를 살면서 조조의 사람으로도 일을 했으며
강직하고 학문이 뛰어난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가 지은 락지론을 한번 살펴봤다.
아마도 이보다 더 행복한 삶의 조건은 없을 것 같다.
내게 이런 환경이 주어진다면 모든 것 다 버리고 그야말로 한가롭고 자유롭게 락지의 삶을
살겠다.
樂志論(고문진보에서 가져옴)
거주하는 곳에 좋은 토지와 넓은 집이 산을 등지고 물가에 임하여 도랑과 연못이 빙둘러 있고
대나무와 나무들이 두루 벌려 있으며 장포(場圃)[채전(菜田)]가 앞에 마련되어 있고 과원(果園)이 뒤에 심겨져 있으며, 배와 수레가 길을 걷고 물을 건너는 어려움을 대신하고
사령(使令)들이 사지(四肢)의 노역을 쉬게 하며, 부모를 봉양함에 진미(珍味)를 겸한 반찬이 있고 처자들은 몸을 괴롭게 하는 수고로움이 없으며, 좋은 벗이 모이면 술과 안주를 베풀어 즐기고 좋은 때나 길한 날이면 염소와 돼지를 삶아 받들어 올린다.
밭두둑과 동산을 거닐고 숲 속에서 유희(遊戱)하며 맑은 물에 씻고 시원한 바람을 좇으며 물 속에서 노는 잉어를 낚시질하고 늘높이 나는 기러기를 쏘아 잡으며, 무우(舞雩)의 아래에서 바람쐬고 고당(高堂)의 위로 시를 읊으며 돌아온다. 규방(閨房)에서 정신을 편안히 하여
노씨(老氏)[노자(老子)]의 현허(玄虛)한 도(道)를 생각하고, 정화(精和)[맑은 기운]를 호흡하여 지인(至人)과 방불하기를 구한다. 이치를 통달한 자 몇 사람과 도(道)를 논하고 책을 강하여 이의(二儀)[천지(天地)]를 부앙(俯仰)하고 고금(古今)의 인물들을 모아놓고 평가하며, 남풍(南風)의 고상한 곡조를 타고 청상(淸商)의 묘한 곡(曲)을 발한다.
그리하여 한 세상 위에 소요(逍遙)하고 천지간을 하찮게 보아 당시의 책임을 받지 않고 성명(性命)[생명]의 기한을 길이 보존한다. 이와 같다면 운한(雲漢)을 능가하여 우주의 밖에 초탈할 수 있을 것이니, 어찌 제왕(帝王)의 문에 듦을 부러워하겠는가.
樂志論(고문진보에서 가져옴)
使居有良田廣宅이 背山臨流하여 溝池環 하고
竹木周布하며 場圃築前하고 果園樹後라
舟車足以代步涉之難하고
使令足以息四體之役하며
養親에 有兼珍之膳하고
妻拏無苦身之勞하며
良朋萃止면 則陳酒肴以娛之하고
嘉時吉日이면 則烹羔豚以奉之라
躇畦苑하고 遊戱平林하며 濯淸水,
追凉風하고 釣游鯉, 高鴻하며 風於舞雩 之下하고
詠歸高堂之上이라
安神閨房하여
思老氏之玄虛하고
呼吸精和하여 求至人之彷彿이라
與達者數子로 論道講書하여
俯仰二儀하고
錯綜人物하며 彈南風之雅操 하고 發淸商 之妙曲이라
逍遙一世之上하고 天地之間하여 不受當時之責하고
永保性命之期하니
如是면 則可以凌霄漢하여 出宇宙之外矣니
豈羨夫入帝王之門哉아
溝池(구지) : 도랑과 못. 적이 침범(侵犯)하지 못하도록 성 둘레에 파 놓은 못.
場圃(장포) : 집터 가까이 있는 채소밭.
步涉(보섭) : 길을 걷고 물을 건넘.
使令(사령) : 각 관아(官衙)에서 심부름하던 사람.
養親(양친) : 길러 준 어버이 부모(父母)를 모시어 섬김.
妻孥(처노) : 처자(妻子)와 같은말. 아내와 자식을 아울러 이르는 말.
躕躇(주저) : 머뭇거리며 망설임.
遊戱(유희) : 일정한 방법에 의하여 재미있게 노는 운동. 장난으로 놂.
舞雩(무우) : 기우제(祈雨祭), 또는 기우제를 지내는 곳.
閨房(규방) : 안방, 침실(寢室), 내방(內房).
玄虛(현허) : 노장(老莊)의 허무의 학(學)을 이르는 말.
至人(지인) : 노장학(老莊學)에서 도덕(道德)이 극치(極致)에 이른 사람 덕이 높은 사람 진인(眞人).
彷彿(방불) : 거의 비슷함.
達者(달자) : 학술(學術), 기예(技藝)에 능한 사람. 널리 사물의 도리에 통(通)한 사람.
俯仰(부앙) : 아래를 굽어봄과 위를 쳐다봄.
二儀(이의) : 하늘과 땅 또는 양(陽)과 음(陰).
逍遙(소요) : 슬슬 거닐어 돌아다님.
睥睨(비예) : 눈을 흘겨봄. 둘레를 흘겨보고 위세(威勢)를 부리는 것.
性命(성명) : 사람의 천성(天性)과 천명(天命).
凌霄(능소) : 하늘 높이 오르다. 우뚝 솟다. 원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