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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좋은 날
百聯抄解(백련초해)( 김인후 편저) 본문
百聯抄解(백련초해)
하서 김인후 조선명종 때 문신
厚之 河西 金麟厚(1510∼1560)文靖 蔚山
중국 七言古詩 중 聯句 100수를 뽑아 한글로 번역한 漢詩입문서
1. 花笑檻前聲未聽 꽃이 난간 앞에서 웃는데 소리는 들리지 않고
鳥啼林下漏難看 새가 수풀 아래서 우는데 눈물은 보기 어렵구나
2. 花含春意無分別 꽃은 봄을 맞아 누구에게나 활짝 웃건만
物感人情有淺心 자연에서 느끼는 사람의 정은 옅고 깊음이 다르구나
3. 花因雨過紅將老 꽃잎에 비 뿌리니 붉은 빛이 떨어지고
柳被風欺綠漸除 버들가지에 바람이 하롱이니 푸른 빛이 사라지네
4. 花下露垂紅玉軟 꽃아래 이슬이 맺히니 붉은 구슬이 연하고
柳中煙鎖碧羅經 버들 숲 가운데 연기가 잠기니 연푸른 비단이 퍼졌구나
5. 花不送春春自去 꽃은 봄을 보내지 않았지만 봄은 스스로 물러가고
人非迎老老相侵 사람은 늙음을 맞으려 아니해도 늙음이 저절로 침노하는구나
6. 風吹枯木晴天雨 고목에 바람이 부니 맑은 하늘에 비 오는듯 하고
月照平沙夏夜霜 망망한 모래밭에 달이 비치니 여름밤에 서리가 내린듯 하네
7. 風射破窓燈易滅 찢어진 창을 뚫고 바람이 들어오니 등불이 꺼지기 쉽고
月穿疎屋夢難成 초가집 지붕을 뚫고 달이 비치니 잠을 이루기 어렵구나
8. 花衰必有重開日 꽃은 시들어도 다시 필날이 있거니와
人老曾無更少年 사람은 늙으면 젊은 시절이 다시 오지 않네
9. 花色淺深先後發 꽃빛이 옅고 짙은것은 핀날이 다르기 때문이요
柳行高下古今裁 버드나무 키가 높고 낮은 것은 심은 날이 다르기 때문이네
10. 花不語言能引蝶 꽃은 말을 하지 않고도 나비를 잘 끌어 들이고
雨無門戶解關人 비는 문이 없어도 갇힌 사람들을 풀어 주는구나
11. 花間蝶舞紛紛雪 꽃밭에 춤추는 나비는 흰 눈이 흩날리는 듯하고
柳上鶯飛片片金 버들가지 위에 나는 꾀꼬리는 한마리 한마리 노랗구나
12. 花裏着碁紅照局 꽃밭에서 바둑을 두니 붉은 꽃빛이 바둑판에 어리고
竹間開酒碧迷樽 대숲에 술자리를 만드니 대나무 푸른 빛이 술동이에 어리네
13. 花落庭前憐不掃 뜰앞에 꽃이 떨어지니 너무도 어여뻐 쓸기가 가련하고
月明窓外愛無眠 창밖에 달이 밝으니 너무도 사랑스러워 잠을 이룰수 없네
14. 花前酌酒呑紅色 꽃 앞에서 술을 따르며 붉은 꽃빛을 마시고
月下烹茶飮白光 달 아래서 차를 다리며 흰 달빛을 마시네
15. 花紅小院黃蜂鬧 꽃이 작은 뜰에 붉게 피자 황금빛 벌들이 모이고
草綠長堤白馬嘶 풀이 긴 언덕에 푸르니 흰말이 우렁차게 우는구나
16. 花迎暖日粧春色 꽃은 따스한 날을 맞아 봄빛을 단장하고
竹帶淸風掃月光 대는 맑은 바람을 맞아 달빛을 쓰는구나
17. 郊外雨餘生草綠 뜰 밖에 비가 흠신 적시자 자라나는 풀잎이 푸르고
檻前風起落花紅 난간 앞에 바람이 불자 떨어지는 꽃잎이 붉구나
18. 霜着幽林紅葉落 그윽한 수풀에 서리가 내리더니 단풍잎이 떨어지고
雨餘沈院綠苔生 깊은 뜰에 비가 흠씬 적시니 푸름 이끼가 자라는구나
19. 月作利刀栽樹影 초승달은 날카로운 칼이 되어 나무 그림자를 자르고
春爲神筆畵山形 봄은 신기한 붓이 되어 산 빛을 곱게 그리는구나
20. 山外有山山不盡 산 밖에 산이 있으니 산은 끝이 없고
路中多路路無窮 길 가운데 길이 많으니 길은 무궁하구나
21. 山上白雲山上盖 산마루에 걸친 흰 구름은 산위의 양산이요
水中明月水中珠 물 속의 밝은 달은 물 속의 구슬이로구나
22. 山疊未遮千里夢 산은 첩첩 가로막혀도 천리를 달려가는 꿈을 막지 못하고
月孤相照兩鄕心 달은 외로워도 고향을 그리는 마음까지 비춰보네
23. 山僧計活茶三椀 산중의 생활은 차가 석잔이면 되고
漁父生涯竹一竿 어부의 생애는 낚싯대 하나만 있으면 된다네
24. 竹根迸地龍腰曲 대뿌리가 땅에 솟으니 꿈틀대는 용의 허리 같고
焦葉當窓鳳尾長 파초잎이 창에 마주치니 봉황새 꼬리처럼 길구나
25. 耕田野叟埋春色 들에서 밭가는 노인은 봄빛을 땅에 묻고
汲水山僧斗月光 산에서 물 긷는 중은 달빛을 되질하는구나
26. 聲痛杜鵑啼落月 통곡하는 두견새는 지는 달빛을 보고 서러워 울고 울밑의
態娟籬菊慰殘秋 어여쁜 국화는 저무는 가을을 위로하네
27. 遲醉客欺先醉客 더디 취한 손님이 먼저 취한 손님을 기만하고
半開花笑未開花 반만 핀 꽃이 피지 않은 꽃봉오릴 비웃는구나
28. 紅袖遮容雲裡月 붉은 옷소매로 얼굴을 가리니 구름속의 달이요
玉顔開笑水中蓮 옥같은 얼굴로 활짝 웃으니 물속의 연꽃이로구나
29. 靑菰葉上凉風起 연못의 줄잎 위에 서늘한 바람이 일고
紅蓼花邊白鷺閑 물가의 붉은 역귀꽃 옆에 백로가 한가롭게 노는구나
30. 竹筍初生黃犢角 죽순이 처음 나는데 송아지의 뿔같고
蕨芽已作小兒拳 고사리가 싹이 트는데 어린아이 손 같구나
31. 竹芽似筆難成字 죽순이 붓과 같으나 글씨는 쓰지 못하고
松葉如針未貫絲 솔잎이 바늘 같으나 실을 꿰지 못하는구나
32. 山影入門推不出 산 그림자가 문에 들어와 밀어도 나가지 않고
月光鋪地掃還生 달빛이 땅에 퍼져 쓸어도 쓸리지 않네
33. 更深嶺外靑猿嘯 밤 깊은 고개 너머엔 원숭이가 휘파람 불고
煙淡沙頭白鷺眠 연기가 맑은 모래 위에는 백로가 조는구나
34. 江樓燕舞知春暮 강변 누각에 제비가 춤추는 걸 보니 봄이 가는 줄 알겠고
壟樹鶯歌想夏天 밭두둑 나무에 꾀꼬리가 노래 부르니 여름이 오는줄 알겠구나
35. 水鳥有情啼向我 물새는 정이 있어 나를 향해 울고
野花無語笑征人 들꽃은 말이 없어 웃으면서 길손을 보내는 구나
36. 地邊洗硯漁呑墨 연못가에서 벼루를 씻으니 고기가 먹물을 머금고
松下烹茶鶴避煙 소나무 아래서 차를 다리니 학이 연기를 피하는구나
37. 風飜白浪花千片 바람이 흰 물결을 뒤척이니 꽃이 천떨기요
雁點靑天字一行 기러기가 푸른 하늘에 점점이 날아가는데 한일자 줄이로구나
38. 龍歸曉洞雲猶濕 용이 새벽 골짜기에 돌아드니 구름이 아직도 축축하고
麝過春山草自香 사향노루가 봄 동산을 지나가니 풀이 저절로 향기롭구나
39. 山含落照屛間畵 산이 낙조를 머금으니 병풍속의 그림이요
水泛殘花鏡裏春 물이 떨어진 꽃을 띄우니 거울속의 봄이로구나
40. 春前有雨花開早 봄이 오기전에 비가 내리니 꽃이 일찍 피고
秋後無霜葉落遲 가을이 지나도 서리가 없으니 낙엽이 아직 지지 않는구나
41. 野色靑黃禾半熟 들 빛이 푸르고 누른것은 벼가 반만 익었기 때문이요
雲容黑白雨初晴 구름 빛이 검고 흰 것은 이제 막 비가 그쳤기 때문이네
42. 柳爲翠幕鶯爲客 버들잎이 푸른 장막을 이루니 꾀꼬리는 손님으로 오고
花作紅房蝶作郞 꽃이 신방을 이루니 나비가 신랑으로 오도다
43. 白鷺下田千點雪 흰 해오라기 떼지어 빹에 내려앉으니 수 천 점의 눈송이요
黃鶯上樹一枝金 노오란꾀꼬리가 나무위에서나니 나무가지에달린 한개의 금덩이로다
44. 千竿碧立依林竹 수없이 푸르게 서 있는 것은 수풀을 의지한 대나무요
一點黃飛透樹鶯 한 점 노랗게 날아다니는 것은 나무사이의 꾀꼬리다
45. 白雲斷處見明月 흰 구름이 사라지니 하늘에는 밝은 달이 보이고
黃葉落時聞擣衣 노오란 단풍잎이 떨어지니 마을에선 다듬이질 소리가 들리네
46. 白躑躅交紅躑躅 흰철쭉은 붉은 철쭉과 섞여있고
黃薔薇對紫薔薇 노란 장미는 붉은 장미와 마주보고 피었구나
47. 紅顔淚濕花含露 고운 얼굴에 눈물이 지니 꽃이 이슬을 머금은 듯하고
素面愁生月帶雲 흰 얼굴에 수심이 어리니 밝은 달이 구름을 두른듯 하네
48. 風驅江上群飛雁 바람은 강위에 나는 기러기 떼를 몰아오고
月送天涯獨去舟 달은 하늘 끝에서 외로운 배를 떠나보내는구나
49. 月鉤蘸水魚驚釣 초승달이 물에 잠기니 고기가 낚시바늘인가 놀라고
煙帳橫山鳥畏羅 연기가 산을 가로질러 장막을 치니 새가 그물인가 두려워하네
50. 地中荷葉魚兒傘 못 가운데 연잎은 고기들의 양산이요
梁上蛛絲燕子簾 대들보 위의 거미줄은 제비들의 주렴이로다
51. 修竹映波魚怯釣 긴 대나무가 물결에 드리우니 고기가 낙시대로 알고 겁내고
垂楊俠道馬驚鞭 버들가지가 길가에 드리우니 말이 채찍으로 알고 놀라네
52. 垂柳一村低酒패 버들가지 드리운 한 마을에는 술집 깃발들이 나즉히 있고
平沙兩岸泊魚舟 모래 평평한 양쪽 언덕에는 고기배가 잠을 자네
53. 珠簾半捲迎山影 주렴을 반만 걷어 산 그림자를 맞이하고
玉牖初開納月光 옥창을 처음 열어 달빛을 끌어들이네
54. 十里松陰濃萬地 십리를 이은 소나무 그림자는 땅에 가득히 짙고
千重岳色翠浮天 천겹 산빛은 맑은 하늘에 파랗게 떠있구나
55. 雨晴海嶠歸雲嫩 바다에 비가 개니 산길에 돌아오는 구름이 아름답구나
風亂山溪落葉嬌 바람이 어지러우니 시냇가에 떨어지는 잎이 아름답도다
56. 春鳥弄春春不怒 봄새가 봄을 희롱해도 봄은 성내지 않고
曉鷄唱曉曉無言 새벽닭이 새벽을 노래해도 새벽은 말이 없구나
57. 春庭亂舞尋花蝶 봄 뜰에 어지러이 춤추는 것은 꽃을 찿는 나비
夏院狂歌選柳鶯 여름 뜰에서 미친 듯 노래하는 것은 버들을 찿는 꾀꼬리로구나
58. 松作洞門迎客盖 소나무로 마을의 문을 만드니 손님을 맞는 양산이요
月爲山室讀書燈 달이 산위의 집을 비치니 글방의 등이로구나
59. 松含雪裏靑春色 소나무는 눈 속에서도 푸른 봄 빛을 머금고
竹帶風前細雨聲 대나무는 바람 때문에 가는 비 소리를 내는구나
60. 石床潤極琴絃緩 돌 책상이 축축하니 거문고 줄이 늘어지고
水閣寒多酒力微 강가의 누각이 몹시 추우니 술기운이 약해진다
61. 露凝垂柳千絲玉 이슬비 버들가지에 드리우니 천 가닥 실에 구슬이 맺혔고
日映長江萬頃金 햇살이 긴 강물에 비치니 만 이랑이 금빛이로다
62. 花塢題詩香惹筆 꽃핀 언덕에서 시를 지으니 꽃향기가 붓끝에 머물고
月庭彈瑟冷侵鉉 달 밝은 뜰에서 거문고를 타니 달의 냉기가 거문고 줄에 스미네
63. 風引鐘聲來遠洞 바람은 종소리를 이끌고 먼 마을에서 오고
月驅詩興上高樓 달빛은 시흥을 몰고 높은 다락으로 오르네
64. 拂石坐來衫袖冷 돌을 쓸고 앉으니 옷소매에 냉기가 스며오고
踏花歸去馬蹄香 꽃잎을 밟고 집으로 돌아가니 말발굽이 향기롭구나
65. 村逕繞山松葉滑 마을길이 산을 빙 둘렀으니 떨어진 솔잎 위에 발이 미끄럽고
柴門臨水稻花香 사립문이 논물을 향해 열려있으니 벼꽃 내음이 향기롭구나
66. 山月入松金破碎 산위의 달빛이 솔밭에 들어오니 찬란한 금빛이 부서지고
江風吹水雪崩騰 바람이 강물 위에 불어오니 하얀눈이 흩날리네
67. 靑山繞屋雲生榻 푸른 산이 집을 빙 두른 속에 구름이 책상에서 일어나고
碧樹低窓露滴簾 푸른 나무가 창 아래까지 올라오자 이슬리 주렴을 적시는구나
68. 粧閣美人雙鬢綠 집에서 화장하는 미인은 양쪽 귀밑이 파랗고
詠花公子一脣香 꽃을 노래하는 귀공자는 한 일자 입술이 향기롭구나
69. 香入珠簾花滿院 꽃향기가 주렴 안으로 들어온 것은 꽃이 뜰안에 가득하기 때문이고
色當金壁月生雲 벽이 황금색으로 변하는 것은 달이 구름 속에서 나오기 때문이네
70. 庭畔修篁篩月影 뜰 가의 긴 대나무 가지는 달 그림자를 체질하고
門前細柳帶霜痕 문 앞의 실버들 가지에는 하얀 서리가 앉았네
71. 輕揭畵簾容乳燕 멋진 주렴을 살짝 들어 제비가 새끼치게 하고
暗垂珠淚送情人 남 몰래 구슬 같은 눈물 흘리며 정든 임을 보내는구나
72. 鬟揷玉梳新月谷 미인의 쪽진 머리에 옥비녀를 꽂으니 초승달이 머리에 걸린듯 하고
眼含珠淚曉花濃 눈에 구슬 같은 눈물을 머금으니 새벽꽃이 이슬을 머금은 듯하구나
73. 垂柳綠均鶯返囀 휘늘어진 버들가지에 푸른빛이 짙은데 꾀꼬리가 돌아와 노래하고
群林紅盡雁廻聲 빽뻭한 수풀에 붉은 빛이 걷히자 돌아오는 기러기 소리 구성지구나
74. 糝逕楊花鋪白氈 길가에 버들 꽃이 떨어지니 흰 융단을 깐 듯하고
點溪荷葉疊靑錢 다문다문 물위의 연꽃잎은 푸른 동전을 쌓은 듯하네
75.春色每留階下竹 봄빛은 섬돌 아래 대나무에 마냥 머물고
雨聲長在檻前松 빗소리는 난간 앞 푸른 소나무에 오래동안 나는구나
76. 雪裏高松含素月 눈 속의 늙은 소나무는 흰 달빛을 머금고
廷前修竹帶淸風 뜰 앞의높은 대나무는 맑은 바람을 띠었구나
77. 軒竹帶風輕撼玉 추녀 끝 대나무에 바람이 부니 가벼이 옥을 흔드는 듯하고
山泉遇石競噴珠 산속 옹달샘물이 돌에 부딪치니 다투어 구슬을 뿜어 토하듯 하구나
78. 前澗飛流噴白玉 앞 시내에 흐르는 물은 흰 옥구슬을 뿜는 듯하고
西峰落日掛紅輪 산 봉우리에 떨어지는 해는 붉은 바퀴를 걸어놓은 듯하네
79. 閉門野寺松陰轉 문 닫힌 고요한 절간에 소나무 그늘이 옮겨가고
欹枕風軒客夢長 바람 부는 난간에 베게를 베고 누우니 나그네 꿈이 길구나
80. 春日鶯啼修竹裏 봄날의 꾀꼬리는 무성한 대숲에서 울고
仙家犬吠白雲間 신선집 개는 흰 구름 사이에서 짖는구나
81. 春光不老靑松院 봄빛은 푸른 소나무 뜰에서 늙지 않고
秋氣長留翠竹亭 가을은 푸른 대나무 정자에서 오래 머무는 구나
82. 身立風端細柳態 미인의 고운 몸매 바람결에 날리니 실버들 같고
眉臨鏡面遠山容 아리따운 그 눈매 거울에 비치니 먼 산의 모습이로구나
83. 獨鞭山影騎驢客 홀로 산 그림자를 밟으며 채찍질하는 이는 나귀 탄 나그네요
閑枕松聲伴鶴僧 한가로이 솔바람소리를 베고 누운이는 학을 벗하며 사는 늙은 중이로구나
84. 螢火不燒籬下草 반딧불로는 울타리 아래 풀잎을 불사르지 못하고
月鉤難卦殿中簾 낚시같은 초승달로는 집안의 주렴은 걸기가 어렵구나
85. 山頭夜戴孤輪月 산봉우리는 밤새 외로운 달을 이었고
洞口朝噴一片雲 마을 앞 동구는 아침에 한 조각 구름을 뿜는구나
86. 山影倒江魚躍岫 산 그림자 강물에 비치니 고기가 산 속에서 뛰노는 듯하고
樹陰斜路馬行枝 나무그림자 길가에 드리우니 말이 나뭇가지 위로 걸어가는구나
87. 山靑山白雲來去 산이 푸르고 흰 것은 구름이 오고가기 때문이요
人樂人愁酒有無 사람이 즐겁고 시름하는 것은 술이 있고 없는 탓이로다
88. 月掛靑空無柄扇 달이 푸른 하늘에 걸린 모습은 자루 없는 부채요
星排碧落絶珠纓 별들이 하늘에 깔려 있는 모습은 실끊어진 구슬이로구나
89. 朝愛靑山蹇箔早 아침엔 청산을 사랑하여 일찍 일어나 주렴을 걷고
夜憐明月閉窓遲 밤에는 밝은 달빛이 아까워 창문을 더디 닫네
89. 朝愛靑山蹇箔早 아침엔 청산을 사랑하여 일찍 일어나 주렴을 걷고
夜憐明月閉窓遲 밤에는 밝은 달빛이 아까워 창문을 더디 닫네
90. 鳥去鳥來山色裏 새가 울며 날아가고 날아오는것은 고요한 산 빛 속이요
人歌人哭水聲中 사람이 기뻐 노래하며 또 슬퍼 우는것은 시끄러운 물소리에서라네
91. 螢飛草葉無烟火 반딧불이 풀잎에서 나는 것은 연기없는 불이요
鶯囀花林有翼金 꾀꼬리 꽃나무에서 우는 것은 날개 달린 금덩이로구나
92. 庭畔竹枝經雪茂 뜰가의 대나무 가지는 눈속에서 무성하고
檻前桐葉望秋零 난간 앞 오동잎은 가을을 맞아 떨어지네
93. 鶯兒趂蝶斜穿竹 꾀꼬리는 나비 따라 한가로이 대숲 사이를 날고
蟻子施蟲倒上階 개미는 벌레를 물고 층계를 거꾸로 오르내리네
94. 綠陽有意簾前舞 푸른 실버들 가지는 그리움에 젖어 주렴 앞에서 춤추고
明月多情海上來 밝은 달빛은 다정하여 바다를 건너오는구나
95. 松間白雪尋巢鶴 소나무 사이의 흰 눈은 둥지 찿는 학이요
柳上黃金喚友鶯 버들 위의 황금은 벗 부르는 꾀꼬리로구나
96. 竹影掃階塵不動 대나무 그림자가 층계를 쓰는데 먼지가 나지 않고
月輪穿海浪無痕 둥근 달이 바다를 뚫어도 물결에 흔적이 없구나
97. 殘星數點雁橫塞 새벽별 드문드문 보이는데 변방에는 기러기가 줄을 지어 날고
長笛一聲人倚樓 긴 피리 한 소리에 사람들은 누각의 난간을 의지해 조는구나
98. 天空絶塞聞邊雁 하늘 끝 저 변방 하늘에는 기러기 울음소리 쓸쓸하고
葉盡孤村見夜燈 낙엽 진 외로운 마을엔 등불만이 가물가물 보이네
99. 巷沈人靜晝眠穩 마을이 깊고 사람의 소리 고요하니 낮잠 자기 좋고
稻熟魚肥秋興饒 벼가 누렇게 익고 고기가 쌀지니 가을 흥취 절로난다
100. 纔攲復正荷飜雨 잠깐 기울다 다시 바르게 된 연잎엔 빗방울이 뒹굴고
乍去還來燕引雛 어느 새 갔다 다시 돌아온 제비는 새끼를 이끌고 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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