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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좋은 날
천자문을 읽고 본문
천자문에 대한 나의 생각은
하늘 천, 따지, 검을현, 누를황, 집우,집주,넓을홍,거칠황을....... 이어 외던 익숙한 가락의
초학자들이나 배우는 책이려니 생각했는데 천문 지리 역사 인물 인문에
이르기까지 총망라되어있는 굉장히 어렵고 심오한 책이었다.
마지막 장에
孤陋寡聞 愚蒙等誚(고루과문 우몽등초)
[홀로 배워서 보고 듣는 것이 적으니 어리석고 아둔해서 꾸짖음을 들을 만하다]
라는 천자문 글은 천자문이 끝나는 [謂語助者 焉哉乎也] 바로 앞에 있는
문장인데 "어조사(語助辭)’라고 하는 것은
언(焉), 재(哉), 호(乎), 야(也)이다."라는 뜻으로 천자문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전에
고루하고 과문하며 우몽한 것들에 대한 꾸짖음을 얘기하면서 끝을 맺는다.
고루는 보고 들은 것이 없어 마음가짐이나 하는 짓이 융통성이 없고 견문이 좁은것이요
과문은 보고 들은 것이 적은 것이요
우몽은 어리석고 사리에 어둡다는 뜻인데
이 문장을 천자문의 말미에 둔 것은 자신만의 아집이나 학문적 독선에 빠져
더 넓은 학문의 세계에 들어서지 못하는 것을 경계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위어조자 언제호야라라고 천자문의 끝을 맺는데 이 즈음해서
천자문과 마지막 조사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다.
천자문의 저자에 대해 위나라 조조의 신하였던 종요와
그로부터 약300년뒤양나라 무제 때의 신하 주흥사라는 설이 있는데
종요가 조비에게 부왕 조조의 뜻을 따라 줄 것을 호소하고
행여 후한의 헌제를 폐하여 스스로 천자가 되는 일만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극력 간하다가 조비의 미움을 받아 옥에 갇혔는데 이때 많은 신하들이 조비에게
부왕이 사랑했던 원로대신을 옥에 가두는 것은 너무 심한 일이라고 하자,
조비도 깨달은 바 있어 종요를 석방시키고자 하였으나 자신의 위신에 관한 일이라
석방시키기에 마땅한 구실을 궁리한 끝에 3일을 줄테니 한 글자도 겹치지 않게
1000자의 한자로 사언 시구를 지어 낸다면 살려주겠다고 하자 하룻밤 새 천자문을
완성했다고 한다. 그런데 천자문을 다 짖고 나서 머리가 하얗게 변해버려서
후대 사람들은 이것을 두고 백수문 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보다 더 극적인 것은 마지막 여덟자가 남았는데 아무리 맞춰보려고 해도 뜻이 되지않아
골머리를 앓다가 잠시 눈을 붙였는데 꿈에 謂語助者 焉哉乎也 (말을 도와 그 뜻을 이어주는
글자가 있으니 언제호야니라)라는 조사가 떠올라 천자문을 완성시켰다고 한다.
그럼 양나라때 주흥사는 어찌 된 것일까 양나라 무제는 유학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왕이었는데 주흥사에게 천자문을 완성하라고 했는데 종요의 천자문을 찾아 종요가 급하게
만들어 조잡했던 것을 보완하는 수준에서 만든것이라고 전한다.
어떤이는 주흥사가 천자문을 지었고 그의 머리가 희어졌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천자문을 읽으면서 그간 읽었던 사서삼경에 대한 것과 중국역사서등을 회고 할 수 있었으니
어쩌면 천자문이 종합 선물셋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어려운 책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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