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情詞(我儂詞) 본문
관중희는 관도승(管道昇), 관부인으로도 불린다. 관중희는 글은 물론 그림에도 능했다고 한다. 남편은 원나라 때의 유명한 학자이자 관리로 시문과 서화에 능했던 조맹부(趙孟頫 1254~1322)이다.
그는 정적들에게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조신하는 삶을 살았다. 외로운 그에게 벗이 되어준 사람은 여덟 살 연하의 아내 관도승이었다. 글과 그림을 주고받으며 동무가 되어준 아내는 조맹부를 불교에 심취하도록 이끌기도 하였다. 그런데 조맹부가 50세일 무렵 찻집의 기녀에게 빠져 첩으로 들이고 싶어 했다. 아내 관도승에게 차마 그 말을 할 수 없었던 그는 시를 써서 아내에게 주었다.
난 학사이고 당신은 부인이요/ 당신은 들어보지 못했소?/ 도학사(도연명)도 두 여인이 있었고/ 소학사(소동파)도 두 여인이 있었소./ 내가 강남의 몇 여자를 취한들/ 도리를 넘어선 것은 아니오./ 당신은 이미 마흔이 넘었소./ 당신이 당신의 지위나 지키시는 것이 어떻소.
我学士,尔夫人
岂不闻
陶学士有桃叶、桃根,苏学士有朝云、暮云
我便多娶几个吴姬、越女不过分。
尔年纪已过四旬,只管占住玉堂春。
이 시를 읽은 관도승은 화를 내는 대신 왕실보가 쓴 원나라 때의 유명한 잡극 <서상기>에서 여주인공 앵앵이 연인에게 말하는 ‘앵앵 안에 장생 있고, 장생 안에 앵앵 있다’는 대사를 인용한 <아농사(我儂詞)>를 써서 남편에게 건넨다.
그대는 나의 것, 나는 그대의 것/ 뜨겁게 사랑하는 우리는/ 뜨거운 불길 같은 정에 싸여 있네./ 진흙 한 줌으로 당신을 만들고, 나를 만들어/ 우리 모두를 부수어/ 물에 붓고 섞어 다시 빚어서/ 하나는 당신을 만들고,/ 다시 하나는 나를 만드니/ 내 속에 당신이 있고/ 당신 속에 내가 있어/ 살아서는 한 이불 속에/ 죽어서는 한 무덤 속에.
儞儂我儂,忒煞多情
情多處,熱似火
把一塊泥,捻一個儞,塑一個我
搜索將咱們兩個一齊打破
用水調和
再捏一個咱,在塑一個我
我泥中有儞,儞泥中有我
與儞生同一個衾,死同一個椁
아농사를 읽은 조맹부는 뉘우치며 첩을 물리치고 평생 아내만을 아끼고 사랑하였다고 한다. 지금도 중국에서는 연인들 사이에 ‘네 안에 내가 있고, 내 안에 네가 있다’는 말을 자주 쓴다. 은퇴한 조맹부가 아내와 함께 운하를 따라 고향 후저우로 가던 중 아내는 배에서 병사하였다. 조맹부는 아내를 그리워하다 3년 뒤에 그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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