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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좋은 날
눈물나는 이야기.(kbs 인간극장 사랑해 기억해 방송내용) 본문
만일 당신이 사랑하는 가족을 곁에 두고도
누구인지 기억할 수 없게 된다면?
올 해 서른 여섯의 김나연씨는 3년 전 갑자기 쓰러져
치매판정을 받았다.
한 가정의 아내로 두 딸의 엄마로 씩씩하게 살아오던 나연씨.
그 때부터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린아이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기억을 잃어버린 그녀의 곁엔 소중한 가족이 있었다.
젊은 아내가 치매 판정을 받자 하늘이, 가슴이 무너져 내렸던
남편 오창석씨.
아내가 아프기 전 5년 동안의 결혼 생활은 수 십 년 세월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눈부시게 아름답고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그래서 그는 아내 나연씨를 포기할 수 없다.
여섯 살인 둘째 딸 혜린이는 아픈 엄마를 위해
기꺼이 꼬마 엄마가 되었다.
약 먹기 싫어하는 엄마에게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약을 먹여주고
하루에도 몇 번씩 사랑한다고 속삭이며 엄마를 뜨겁게 안아주는 꼬마 엄마가 혜린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나연씨의 기억은 점점 사라져간다.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나연씨의 곁을 지키고 싶은
가족들의 단 하나의 바람!
‘사랑해, 기억해’
# 서른 여섯 초로기 치매환자 나연씨.
올 해 서른 여섯의 김나연씨, 그녀는 3년째 치매를 앓고 있는 초로기 치매 환자다. 대학에서 유아교육학을 전공한 후 유치원 교사로 일했던 그녀는 오창석씨를 만나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한 남자의 아내로 두 딸의 엄마로 행복하게 5년을 지냈다. 하지만 3년 전 순식간에 일이 벌어졌다. 식사를 하던 나연씨가 갑자기 쓰러져 기억을 잃었는데, 병원에서 치매 판정을 받은 것이다.
너무도 젊었기에 치매라는 병이 믿어지지 않았던 가족. 하지만 지난 3년여의 시간동안 그녀는 놀라울 만큼 달라졌다. 혼자서 옷을 입고 볼펜 뚜껑 닫는 것조차 너무나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고,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이가 되어버렸다. 이제는 남편과 두 딸의 이름을 기억해내기도 어렵고,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 당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
서른 일곱 창석씨에게 나연씨는 언제나 자랑스러운 아내였다. 상냥하고 밝은 아내는 사람 좋아하는 창석씨가 직장 동료들이나 친구들을 데리고 밤늦게 집에 들어와도 눈살 한번 찌뿌리는 법이 없었다.
아내 서른 셋에 치매 판정을 받은 이후, 가슴을 치며 울고 또 울었지만 결코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 해 들어 급작스럽게 상태가 나빠진 아내는 이제는 남편인 자신조차 타인처럼 낯설어할 때가 많다.
건강했을 때는 작은 선물 하나에도 뛸 듯이 좋아했던 아내였는데, 창석씨가 사다 준 예쁜 핀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주변에서는 창석씨에게 왜 힘든 길을 함께 가려고 하냐고 묻는다. 하지만 창석씨에게 나연씨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소중한 아내다.
아내가 아프기 전 5년 동안 결혼생활의 기억은 창석씨에게는 평생의 시간과 바꾸어도 아깝지 않은 소중한 시간이다. 그는 아내가 모든 기억을 다 잃어도 남편과 딸들이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잊지 않기를 바란다.
# 여섯 살 꼬마 엄마
이젠 혼자서 옷을 입지도, 씻지도, 먹는 일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나연씨를 남편 창석씨 못지않게 돌보는 사람이 있다. 올해 6살이 된 둘째 딸 혜린이다.
엄마는 딸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지만, 혜린이는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로 좋다. 엄마가 웃는 게 좋아 온갖 재롱을 부리고, 하루에도 몇 번씩 엄마의 품에 안겨 사랑한다고 말하며 뽀뽀를 해주는 천사다. 고작 여섯 살이지만 혜린이는 아픈 엄마를 정성껏 보살펴준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엄마에게 밥을 떠 먹여주고, 무릎에 난 상처에 정성스럽게 약을 발라준다. 엄마에게 길을 안내해주다가 심하게 넘어져도 울지 않는다. 다만 엄마가 무사히 잘 내려올 수 있는 데만 온 신경을 집중한다. 6살 혜린이는 꼬마 엄마다!
#사랑해, 기억해
하지만 창석씨 가족에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아이들이 잃어버린 엄마의 빈자리가 너무도 크다. 초등학교 일학년인 큰 딸 혜정이가 마음에 상처를 입은 것도 큰 어려움이다. 혜정이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동생 혜린이 못지 않게, 엄마를 돌보고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현했다. 하지만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을 못하는 엄마를 지켜보는 일은 어린 혜정이에겐 가혹한 현실이었나 보다. 올 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 가족신문 만들기 숙제에는 엄마의 사진, 엄마의 흔적이 송두리째 빠져버렸다. 알게 모르게 상처를 입은 혜정이를 생각하면 아빠와 할머니의 마음은 편하지 않다.
또한 경제적인 어려움도 빼놓을 수 없다. 3년째 어마어마한 병원비를 대다보니, 자기 집에서 전셋집으로, 결국엔 월세집으로 옮겨야 할 만큼 살림이 어려워졌다. 혜린이는 유치원에 보내지 못했을 정도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창석씨 가족은 절망하지 않는다. 나연씨가 예전의 모습을 회복하지 못한다고 해도, 이대로만 곁에 있을 수 있다면 그게 행복이라 믿는다.
기억은 지워질 수 있어도 사랑했던, 그리고 지금도 사랑하는 가족이라는 사실은 지워질 수 없기 때문이다. 소중한 아내이자 엄마 나연씨를 향한 가족들의 바램은 언제나 같다. ‘사랑해, 기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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