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은 날

나옹화상(선사)의 삶을 생각하게 하는 글. 본문

한문고전

나옹화상(선사)의 삶을 생각하게 하는 글.

運善최명길 2008. 2. 2. 00:41
728x90

나옹화상의 ;청산은 나를보고

靑山兮要我以無語[청산혜요아이무어]
蒼空兮要我以無垢[창공혜요아이무구]
聊無愛而無憎兮[료무애이무증혜]
如水如風而終我[여수여풍이종아]

靑山兮要我以無語[청산혜요아이무어]
蒼空兮要我以無垢[창공혜요아이무구]
聊無怒而無惜兮[료무노이무석혜]
如水如風而終我[여수여풍이종아]


청산은 나를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청산은 나를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성냄도 벗어놓고 탐욕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가난으로 못낸 세금에 관가에 잡혀가다
길 가에
태어난 나옹
새들이 날개를 덮어주었네.
외 동냥 스님 따라 출가한 고려말
지공 무학과 3대화상이라네
득도 후
꽂은 지팡이
살아있네, 그의 *고향에.

*주: 경상북도 영덕군 창수면 현지에 전하는 구전 설화

**이하는 한글로 번역되었거나, 한글로 전해오는 그의 작품들이다.

* 청산은 나를 보고



*태어남은 한줄기 바람
-나옹혜근(癩翁惠勤

태어남은 한 줄기 맑은 바람이 이는 것
죽음이란 달 그림자 못에 잠기는 것
나고 죽고 오고 감에 걸림이 없으니
다만 오직 '이것'만이
참 사람이란걸 사람들에게 보이네.


*모기(蚊子)

제 힘이 원래 약한 줄을 모르고
피를 너무 많이 빨고 날지 못한다
부디 남의 소중한 것 탐하지 말라
다음날에 반드시 돌려줄 때 있으리.

*허깨비의 암자(幻庵)

몸은 허공의 꽃과 같아 찾을 곳이 없는데
여섯 창의 바람과 달은 청허(淸虛)를 싸고 있다
없는 가운데 있는 듯하다 다시 진실이 없지만
네(四) 벽이 영롱하여 잠깐 빌려 살고 있다.

*현봉(懸峰)

허공에 걸려 있어 오고 감에 맡겨 두고
우뚝이 뚫고 나와 하늘에 꽂혀 있다
동서남북 아무 데도 의지할 것 없나니
뾰족한 것 다 누르고 홀로 우뚝하여라.


*상서로운 구름(瑞雲)

서로운 한 줄기 빛, 너는 이것 보는가
허공을 모두 싸고 자꾸 퍼졌다 걷혔다 한다
여기서 한번 몸을 날려 몸소 그것 밞으면
바람 따라 비를 끌며 이내 집에 돌아가리.

*아름다운 숲(玉林)

아주 깨끗해 티가 없거니, 이 바로 보배로서
뿌리와 싹은 네 철을 따라 변하지 않네
집 안에 본래 있어 남에게 얻은 것 아니요
가지와 잎은 공겁(空劫) 이전에 이미 번영하였네.

* 명통(明通)

쓸 때는 모자람이 없다가 찾아 보면 자취 없고
모나고 둥글며 길고 짧음에 응해 줌이 무궁하다
물건마다에 각기 분명하건만 누가 볼 수 있는가
여러 겁(劫)에 당당하여 옛 모습을 잘 펼친다.

*계월헌(溪月軒)

버들 그림자와 솔 그늘은 달을 따라 흐르는데
뚜렷한 밝은 달은 따르려 하지 않고
그윽하고 깊은 골짝의 맑은 물결 속에서
맑은 바람과 어울려 난간 머리에 있네.

*산거(山居)

바리 하나, 물병 하나, 가느다란 주장자 하나
깊은 산에 홀로 숨어 자연에 맡겨 두네
광주리 들고 고사리 캐어 뿌리째로 삼나니
누더기로 머리 싸는 것 아직 서툴다

내게는 진공의 일없는 선정이 있어
바위 틈에서 돌에 기대어 잠만 자노라
무슨 신기한 일이 있느냐고 어떤 사람이 갑자기 물으면
한 벌 헤어진 옷으로 백 년을 지내노라

한종일 소나무 창에는 세상 시끄러움 없는데
석조에는 언제나 들물이 맑다
다리 부러진 솥 안에는 맛이 풍족하거니
무엇하러 명리와 영화를 구하랴

흰 구름 무더기 속에 삼간 초막이 있어
앉고 눕고 거닐기에 스스로 한가하네
차가운 시냇물은 반야를 아야기하는데
맑은 바람은 달과 어울려 온몸에 차갑네

그윽한 바위에 고요히 앉아 헛이름을 끊었고
돌병풍에 의지하여 세상 인정 버렸다
꽃과 잎은 뜰에 가득한데 사람은 오지 않고
때때로 온갖 새들의 지나가는 소리 듣네

깊은 산이라 온종일 오는 사람은 없고
혼자 초막에 앉아 만사를 쉬었노라
석 자쯤의 사립문을 반쯤 밀어 닫아 두고
피곤하면 자고 배고프면 밥 먹으며 시름없이 지내노라

나는 산에 살고부터 산이 싫지 않나니
가시 사립과 띠풀집이 세상살이와 다르다
맑은 바람은 달과 어울려 추녀 끝에 떨치는데
시냇물 소리는 가슴을 뚫고 담을 씻어 차갑구나

시름없이 걸어나가 시냇가에 다다르면
차갑게 흐르는 물 선정을 연설하네
만나는 물건마다 반연마다 진체를 나타내니
공겁의 생기기 전 일을 무엇하러 말하랴.


*서왕가(西往歌)

나도 이럴망정 세상(世上)에 인자(人子)러니
무상(無常)을 생각하니 모두가 거짓것이로세
부모(父母)의 거친 얼굴 죽은 후에 속절 없다
적은 뜻 생각하야 세상을 후리치고
부모(父母)께 하직(下直)하고
단표자(單瓢子) 일납의(一衲衣)로
청려장(靑藜杖)을 빗기 들고 명산을 찾아들어
선지석(善知釋)을 친견(親見)하여 이 마음 밝히리라
천경만론(千經萬論)을 낱낱이 추심(追尋)하여 육적(六賊)을 잡으리라
허공마(虛空馬)를 빗기 타고 막사검(莫邪劒)을 손에 들고
오온산(五蘊山) 들어가니 제산(諸山)은 첩첩(疊疊)하고
사상산(四相山)이 더욱 높다
육근문두(六根門頭)에 자취없는 도적은 나며 들며 하는 중(中)에
번뇌심(煩惱心) 베쳐 놓고 지혜(智慧)로 배를 두어
삼계(三界) 바다 건느리라
염불중생(念佛衆生) 실어 두고 삼승(三乘) 침대에 일승 돛 달아두니
춘풍은 순히 불고 백운(白雲)이 절로난다
인간(人間)을 생각하니 슬프고 서러운지라
염불 하는 중생들아
몇 생을 살냐하고 세상일(世事)만 탐착(貪着)하여 애욕(愛慾)에 잠겼는가
하루로 열두시요 한달도 설은 날에
어느 날에 한가(閑暇)한 경계(境界)를 얻을런고
청정(淸淨)한 불성(佛性)은 사람마다 가지신들 어느 날에 생각하며
항사공덕(恒沙功德)은 본래(本來) 구족(具足)한들 어느 시에 나야 쓸고


서왕(西往)은 멀어지고 지옥(地獄)은 가깝도다
이 보시소 어르신에 권하노니 종제선근(種諸善根) 심으시소
금생(今生)에 하온 공덕(功德) 후생에 수(受)하나니
백년탐물(百年貪物)은 하루 아침 듯글이오
삼일 하온 염(念)은 백천만겁(百千萬劫)에
다함 없는 보배로세 어와 이 보배
역천겁이(歷千劫而) 불고(不古)하고 극만세이(極萬世而) 장금(長今)이라
건곤(乾坤)이 넓다한들 이 마음에 미칠손가
일월(日月)이 밝다한들 이 마음에 미칠손가
삼세제불(三世諸佛) 이 마음 알으시고
육도중생(六道衆生)은 이 마음을 져바릴 세
삼계윤회(三界輪廻)를 어느 날에 그칠는고
적은 덧 생각하며 마음을 깨쳐 먹고
태호(太昊)를 생가하니 산첩첩(山疊疊) 수잔잔(水潺潺)
풍슬슬(風瑟瑟) 화명명(花明明)하고 송죽(松竹)은 낙락(落落)한데
화엄(華嚴)바다 건네 저어 극락세계(極樂世界) 들어가니
칠보금지(七寶錦地)에 칠보망(七寶網)을 둘렀시니
구경(求景)하기 더욱 좋아 구품연대(九品蓮臺)에
염불소리 잦아 있고 청학백학(靑鶴白鶴)과 앵무공작(鸚鵡孔雀)과
금봉청봉(金鳳靑鳳)은 하나니 염불일세
청풍이 건듯부니 염불소리 요요함에
어와 슬프다 우리도 인간에 나왔다가
염불 말고 어이 할고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 세상을 한탄함(歎世)

세상 일의 어지러움 언제나 끝이 날꼬
번뇌의 그 경계는 갈수록 더 많아 가네
땅을 휩쓰는 미혹의 바람은 산악을 뒤흔들고
하늘 닿는 업의 바다는 물결을 일으키네
죽은 뒤의 허망한 인연은 겹겹이 맺혀 모이고
눈 앞의 빛나는 광경은 어둠 속에 사라지네
구구히 평생의 뜻을 모두 애써 다했건만
가는 곳마다 여전히 어찌할 수 없구나.

눈 깜박이는 사이에 세월은 날으는 듯 지나가
젊은 시절은 흰 머리털과 바뀌었구나
금을 쌓으며 죽음을 기다림, 어찌 그리 미련한고
뼈를 깍으며 생을 경영하는 것, 진정 슬퍼라
흙을 받들어 산을 북돋움, 한갖 스스로 괴롭힘이요
표주박으로 바다물을 잔질함, 실로 그릇된 생각이네
고금에 그 많은 탐욕 많은 사람들
지금에 와서는 아마 조금도 앎이 없으리.

얼마나 많이 시끄럽고 번화한 속세에 골몰하는가
온갖 계획이 마음을 얽어 진실로 어지럽네
오온(五蘊)의 빽빽한 숲은 갈수록 더우거지고
육근(六根)의 어두운 안개는 다투어 나부끼네
명예를 구하고 이익을 탐하매 나비가 불에 들고
빛깔을 즐기고 소리에 빠지매 게가 끓는 물에 떨어지네
쓸개가 부서지고 혼이 망함은 모두 돌아보지 않나니
곰곰히 생각하면 과연 누구를 위해 바빠하는가.

죽고 죽으며 나고 나며 났다가 다시 죽나니
미쳐 미혹함이 한결같이 일찍 쉬지 않았네
다만 낚시줄 밑의 맛난 미끼를 탐할 줄만 알거니
어찌 낚시대 끝에 굽은 낚시 있는 줄을 알리
백년을 허비하면서 재능만 소중히 여기다가
오래고 먼 겁의 허물만 이루어 놓았네
업의 불길이 언제나 타는 곳을 돌이켜 생각하나니
어찌하면 사람들로 하여금 부질없이 시름하지 않게 하랴.

'한문고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강절의 세한  (0) 2012.12.04
상촌 신흠의 시.  (0) 2008.02.13
산행/두목  (0) 2007.10.08
山寺夜吟(산사야음)  (0) 2007.10.08
제13영 廣石臥月 너럭 바위에 누워 달을 보며..  (0) 2007.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