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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페이지

3월30일

運善최명길 2009. 3. 31.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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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에서 어머님의 힘든 밤을 지키고 난 후

지방 갈일이 있어 사무실 잠깐 들렸다가

바로 출장을 떠났다.  출장지가 함평이라 담양까지는

그리 멀지 않아 고창에서 순천까지 연결된 도로를

달려 시골집으로 향했다.  아버님은 어떻게 계시는지

뵙고 싶었다.  광주에 사는 작은 누나에게 전화하니

함께 가자고 한다.  찬거리를 준비하고 기다리다

바로 출발해 시골집에 들려서 저녁을 차리고 아버님과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어머님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그간 전화로 열심히 이야기를 한 뒤라 많은 얘기는 하지 않았다.

다행히 아버님은 건강해 보였다.  동생에게 아버님 모시고

병원에 가서 검사해 보라고 지시하고 상경해 어머님이 계시는

병실로 향했다.  병실엔 아내와 큰누나 그리고 남동생이 있었다.

어머님이 걷기도 힘들어서 남동생과 누나가 밤을 지키기로 했다.

건강상태가 많이 악화되 혼자서는 지키기가 어렵다고 동생이

부축하고 도와주겠다며 함께 있는다고해 아내와 난 집으로 들어왔다.

어머님만 건강하면 더 바랄께 없이 행복한 우리네 가족이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가 마음을 읽어서 행동해주고 위해주고

마음을 다 주어도 아깝지 않은 행복한 가족인데 어머님의 아픔이

가족 모두를 아프게 하면서도 끈끈하게 잡아주는 역할도 하는 것 같다.

알아서 모두가 잘 해주고 있는 것 같아 좋다.

밤새 끙끙 앓으시는 어머님을 보면서 가슴이 미어지고

눈물이 나서 미칠것만 같았는데 오늘 하루 이렇게 보내고 나니

저녁은 가볍게 맞을 수 있었다.  이제 막 한잔의 술을 따랐다.

마시고 잠을 청해야 할 것 같다.  상태가 많이 나빠져 1인실로

격리 수용되어 치료하게된 어머님에게....

내일은 밝은 모습으로 더 나아진 모습으로 만나자고 약속하고나올때

엄마는 손을 흔들며 그러자고 했다.  아마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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