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탄도항퇴작암층
- 오블완
- 윤봉길의사 충의문
- 소래산일출
- 누에섬등대
- 향로봉
- 북한산
- 관곡지
- 선유도
- 교동읍성
- 티스토리챌린지
- 영종도 노적봉
- 권필
- 백운대
- 탄도항
- 사모바위
- 임꺽정봉
- 교동향교
- 자운봉
- 대룡시장
- 인수봉
- 비봉
- 상원사#적멸보궁
- 소래산마애불
- 감악산얼굴바위
- 한진항
- 담양
- 시흥자전거다리 일출
- 응봉능선
- 카페프린스
- Today
- Total
산이 좋은 날
장자이야기 두편 본문
아침에 일어나면 대충 신문을 훑고나서
여기저기 널부러진 책들을 손에 잡히는 대로 그냥 펼친다.
오늘 아침에는 장자를 펼쳤는데 펼진 그 페이지에 포정의 이야기와
우사의 이야기가 소개 되어 있다.
물론 포정의 이야기는 들어서 내용을 알고 있는 것이긴 하지만
다시 읽어도 재미가 있다.
장자(莊子)》의 〈양생주편(養生主篇)〉
장자는 어느 페이지를 읽어도 한편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수필을 읽는 것 같아서
편하다.
포정해우(庖丁解牛)의 일화를 통해 양생(養生)을 터득함
포정이 문혜군(文惠君)을 위해 소를 잡은 일이 있었다.
그가 소에 손을 대고
어깨를 기울이고,
발로 짓누르고,
무릎을 구부려
칼을 움직이는 동작이 모두 음률에 맞았다.
문혜군은 그 모습을 보고 감탄하여
"어찌하면 기술이 이런 경지에 이를 수가 있느냐?"라고 물었다.
포정은 칼을 놓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제가 반기는 것은 도(道)입니다. 손끝의 재주 따위보다야 우월합니다.
제가 처음 소를 잡을 때는 소만 보여 손을 댈 수 없었으나,
3년이 지나자 어느새 소의 온 모습은 눈에 띄지 않게 되었습니다.
요즘 저는 정신으로 소를 대하지 눈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눈의 작용이 멎으니 정신의 자연스런 작용만 남습니다.
그러면 천리(天理)를 따라 쇠가죽과 고기,
살과 뼈 사이의 커다란 틈새와 빈 곳에
칼을 놀리고 움직여 소의 몸이 생긴 그대로 따라갑니다.
그 기술의 미묘함은 아직 한 번도 칼질을 실수하여 살이나 뼈를 다친 적이 없습니다.
솜씨 좋은 소잡이가 1년 만에 칼을 바꾸는 것은 살을 가르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보통 소잡이는 달마다 칼을 바꾸는데, 이는 무리하게 뼈를 가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제 칼은 19년이나 되어 수천 마리의 소를 잡았지만 칼날은 방금 숫돌에 간 것과 같습니다.
저 뼈마디에는 틈새가 있고 칼날에는 두께가 없습니다.
두께 없는 것을 틈새에 넣으니, 널찍하여 칼날을 움직이는 데도 여유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19년이 되었어도 칼날이 방금 숫돌에 간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근육과 뼈가 엉긴 곳에 이를 때마다 저는 그 일의 어려움을 알고
두려워하여 경계하며 천천히 손을 움직여서 칼의 움직임을 아주 미묘하게 합니다.
살이 뼈에서 털썩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흙덩이가 땅에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칼을 든 채 일어나서 둘레를 살펴보며 머뭇거리다가 흐뭇해져 칼을 씻어 챙겨 넣습니다."
어느 분야에 거의 달인의 경지에 이르러 신기에 가까운 솜씨를 자랑할 때,
이를 일러 포정해우(庖丁解牛)라고합니다.
장자(莊子)》의 〈양생주편(養生主篇)〉에 나오는 말로
옛날 중국에서는 5가지의 신체 형벌을 가했다고 합니다.
그중에 우사는 다리를 잘리는 벌을 받은 모양입니다.
어느날 공문헌(公文軒)이 우사(右師, 외 발 장군)를 찾았는데
우사의 모습을 보고 놀라 말하길,
“어찌 이리 되었소? 하늘이 그런 것이오, 사람이 그런 것이오?”
우사가 말하길, “하늘이 그런 것이지 사람이 그런 것이 아니오.
사람은 본시 두발로 걸으니 이건 분명 사람의 뜻이 아니라 하늘의 뜻일 게요”
우사는 어떤 잘못을 하여 발 하나를 잘린 외 발 장군이었다.
장군이 발을 잘릴 정도의 잘못을 범했다면
아마도 전쟁터에서 맡은 바 임무를 달성하는데 실패했거나
혹은 임금의 명을 거역했거나 하는 일일 것이다.
군인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목숨을 걸고 전장에 나가 싸우는 사람이다.
목숨을 걸고 일을 하는 직업이기에 의(義)와 순수함이 존재하는 직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사가 발 하나를 잘리고 어찌 임금에 대한 원망이 없을 수 있었을까?
그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건만 자신은 결국 발 하나를 잘리는 운명을 맞이하게 되었다.
공문헌이 그런 우사를 보고 어찌 이리 되었냐고 묻자, 우사는 담담히 대답한다.
사람은 본시 두발로 걷게 되어있는데 자신은 한 발로 걸을 수 밖에 없으니
어찌 이것이 사람의 뜻이겠느냐, 하늘의 뜻이지..
과연 우사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발 하나를 잘린 장군은 기능적으로는 더 이상 장군의 역할을 할 수 없으며
또한 인간으로서의 기능도 제대로 수행해 낼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렇다면 그는 얼마나 깊은 절망을 느꼈으며
얼마나 죽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것인가? 그런데도 그는 오히려 담담하다.
인간이 한 일이 틀림없는 일이지만 이를 하늘의 뜻이라고 담담히 얘기한다.
그는 도를 깨달은 것이다. 발 하나를 잃었지만 그는 도를 깨달았고,
발이 온전할 때보다 더 온전한 경지에서 삶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우사는 사람을 원망하지 않고 하늘에 그 원망을 돌림으로
자신의 마음에 스트레스가 남지 않게해 편안한 삶을 살게 되었다.
누구나 어떤일이 생기면 탓을 하게 되고 마음에 앙금으로 남아
스스로를 아프게해서 결국은 자신이 상하게 되는데
우사는 자신을 상하게 하는 요소를 제거해 편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잠깐 펼친 책속에서 우화 두편을 만나서 5월 첫날 교훈을 얻는다.
庖丁爲文惠君解牛(포정위문혜군해우) : 소잡는 포정이 문혜군을 위해 소를 잡은 일이 있다.
手之所觸(수지소촉) : 그때 손을 대고
肩之所倚(견지소의) : 어깨를 기울이고
足之所履(족지소리) : 발로 밝고
膝之所踦(슬지소기) : 무릎을 구부리는 동작에 따라
砉然嚮然(획연향연) : 휙휙 울리는 뼈 발라내는 소리,
奏刀騞然(주도획연) : 칼로 가르는 소리가
莫不中音(막불중음) : 절도에 모두 맞았다.
合於桑林之舞(합어상림지무) : 포정의 몸놀림은 상림의 무악에도 조화되며
乃中經首之會(내중경수지회) : 칼을 움직이는 소리는 경수의 음절에도 맞았다.
文惠君曰(문혜군왈) : 이를 본 문혜군이 말했다.
譆善哉(희선재) : " 참으로 훌륭하구나.
技蓋至此乎(기개지차호) : 소잡는 기술이 어떻게 해서 이런 경지에 이르렀는가?"
庖丁釋刀對曰(포정석도대왈) : 포정이 칼을 놓고 대답했다.
臣之所好者道也(신지소호자도야) : " 제가 즐기는 바는 <도>입니다.
進乎技矣(진호기의) : <도>는 기술보다 우월합니다.
始臣之解牛之時(시신지해우지시) : 처음 제가 소를 잡을 때에는
所見无非全牛者(소견무비전우자) : 보이는 소밖에 없었읍니다.
三年之後(삼년지후) : 3년이 지나자
未嘗見全牛也(미상견전우야) : 소가 온전한 모습 그대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方今之時(방금지시) : 요즘에 이르러서는
臣以神遇而不以目視(신이신우이불이목시) : 저는 마음으로 만나지 눈으로 보지 않습니다.
官知之而神欲行(관지지이신욕행) : 눈의 감각 기능을 멈추고 마음의 눈에 따라 손을 놀립니다.
依乎天理(의호천리) : 천리에 따라
批大卻(비대각) : 큰 틈새를 열어제치고
導大窾因其固然(도대관인기고연) : 빈 곳에 칼을 놀리고 움직여 소 몸의 생긴 그대로를 따라갑니다
枝經肯綮之未嘗(지경긍계지미상) : 그 기술의 미묘함은 아직 한번도 뼈와 살이 연결된 곳을 지나지 않았습니다.
而況大軱乎(이황대고호) : 하물며 큰 뼈가 무슨 장애가 되겠습니까!
良庖歲更刀(량포세갱도) : 재주있는 소잡이가 해마다 칼을 바꾸는 것은
割也(할야) : 살을 가르기 때문입니다.
族庖月更刀(족포월갱도) : 많은 소잡이가 다달이 칼을 교체하는 것은
折也(절야) : 뼈를 자르기 때문입니다.
今臣之刀十九年矣(금신지도십구년의) : 저의 칼은 지난 19년 줄곧 사용했어도
所解數千牛矣(소해수천우의) : 소 수천마리를 잡았어도
而刀刃若新發於硎(이도인약신발어형) : 칼날이 지금 막 새로 숫돌에 간 것 같습니다.
彼節者有閒(피절자유한) : 소의 뼈마디에는 틈새가 있고
而刀刃者無厚(이도인자무후) : 칼날은 두께가 없을 정도로 날카롭습니다.
以無厚入有閒(이무후입유한) : 두께 없는 칼로 벌어져 있는 뼈마디 사이에 삽입하므로
恢恢乎其於遊刃必有餘地矣(회회호기어유인필유여지의) : 공간이 널찍해서 칼날을 움직이는 데도 여유가 있습니다
是以十九年而刀刃若新發於硎(시이십구년이도인약신발어형) : 그래서 19년이 되어도 칼날을 방금 숫돌에 간 듯합니다.
雖然(수연) : 하지만
每至於族(매지어족) : 칼날이 근육과 골반이 연결된 곳에 이를 때마다
吾見其難爲(오견기난위) : 어려움을 절감합니다.
怵然爲戒(출연위계) : 저는 근심하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서
視爲止(시위지) : 눈길을 고정시키고
行爲遲(행위지) : 손놀림을 천천히 하면서
動刀甚微(동도심미) : 칼날을 매우 세심하게 움직입니다.
謋然已解(획연이해) : 어느 결에 뼈와 살이 확연하게 갈라져
牛不知其死也(우부지기사야) : 소는 자신이 죽은 줄도 모르고
如士委地(여사위지) : 살이 뼈에서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흙덩이가 땅에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提刀而立(제도이립) : 칼을 든 채 일어나서
爲之四顧(위지사고) : 사방 둘레를 살펴보며
爲之躊躇滿志(위지주저만지) : “잠시 머뭇거리다가 만족한 기분으로
善刀而藏之(선도이장지) : 칼을 씻어 챙겨 넣습니다."
文惠君曰(문혜군왈) : 문혜군은 말했다
善哉(선재) : " 훌륭하구나.
吾聞庖丁之言(오문포정지언) : 내가 포정의 말을 듣고
得養生焉(득양생언) : 양생의 이치를 얻었도다."
'한문고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자 도덕경 (0) | 2016.01.26 |
---|---|
장자 齊物論 5장에서 (0) | 2014.05.07 |
소강절의 세한 (0) | 2012.12.04 |
상촌 신흠의 시. (0) | 2008.02.13 |
나옹화상(선사)의 삶을 생각하게 하는 글. (0) | 2008.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