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은 날
오대산 본문
*산행지: 오대산 상원사적멸보궁산행,상원사 월정사 선재길트래킹
*산행코스: 상원사주차장-상원사-중대사자암(비로전)-적멸보궁-상원사주차장-선재길-월정사주차장(월정사잣나무숲길왕복포함)
*산행거리: 18킬로미터(휴대폰기록) 실제거리는 약 15킬로미터정도
*산행시간: 4시간40분소요
-산행이야기-
오랜만에 오대산 비로봉에 오를 기대를 갖고 참석했다.
기온이 뚝 떨어지고 비가 온다는 예보도 있어서
걱정은 되었지만 눈이 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설악산,오대산국립공원 고지대지역은
11월15일부터 12월15일까지 한달간 출입통제라고한다.
비로봉을 오르기는 틀렸다. 상원사에서 월정사까지
선재길을 걷는 팀과 상원사에서 적멸보궁까지 다녀와서
선재길을 걷는 코스로 나뉘어 산행을 시작했다.
상원사주차장에서 상원사경내를 둘러보고
바로 적멸보궁으로 향했다.
아무도 보이지 않아 혼자서 산자락을 타고 오르는데
초반부터 힘이들었다.
사찰이 하나 보이길래 저기가 적멸보궁인가보다 했는데 아니다
비로전이었다 중대사자암(비로전)에서 적멸보궁까지 가는 길은
오르막에 계단이 있어 쉽지 않았다.
다만 쭉쭉 뻗은 잣나무와 소나무가 시원시원했다.
잔가지만 앙상한 나무들도 나름 운치를 더했다.
그럭저럭 오르다 보니 적멸보궁 건물이 보였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곳을 적멸보궁이라고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불상은 모시지 않고 불단만 있다고 한다.
역시 그랬다.
건물뒤에 마애탑이 있는 작은 비석이 하나 보였다.
신도들인지 비석의 탑을 향해 기도하는 분들도 있다.
적멸보궁이란 석가모니가 적멸의 낙을 누리며 안식하는 곳이라고 한다.
글자의 뜻을 풀자면 온갖번뇌와 망상에서 벗어난 보배로운 궁전이라는 뜻이다.
번뇌와 망상을 벗어버리는 적멸까지만 해보려했지만 되진 않았다.
부지런히 왔던길을 되돌아 내려와 선재길로 들어섰다.
먼저 왜 선재길인지가 궁금했다. 상원사에 문수전이 있었다.
문수보살은 석가여래를 왼편에서 모시고 있는 지혜를 맡아 보는 보살이라고 한다.
신라때 자장스님이 개창했다고 한다.
이러한 문수의 지혜를 시작하는 깨닳음이라는 목적을 향해 나가는 분이
화엄경의 선재(동자)라고한다.
이 길을 걸으면서 선재와 같은 마음으로 참된나를 찾아보라고한다.
참된 나를 찾을 수도 없겠지만 상원사에서 무려 9킬로미터나
되는 길을 가려니 쉽지 않을 것 같다. 일단 부지런히 걸었다.
걷다가 숲이 내는 향기에 취해 잠시 머물렀다 가기도하고
개울을 넘나드는 다리를 오가며 개울 한 가운데로도 가보고
개울따라 멀리 산위를 올려다 보기도 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월정사 경내에 들어섰다.
버스가 기다린다고한 월정사 잣나무 숲길을 지나서 한참을 더 내려가다
아무래도 너무많이 내려온것 같아 기사님에게 전화를 하니
월정사 경내 바로 들어섰던 월정사 주차장에있다고 한다.
지나왔던 길을 돌려 차있는 곳으로 돌아와 산행을 마감했다.
기억에 남을 걸음이었다.
선재길에서ㆍㆍㆍㆍㆍㆍ
가을잎 지고 앙상한 가지만
숲으로 길을 내는 고독한 길에서 문수의 지혜로 나를
찾고자 했다. 산은 흐르다
골을 키우고 펼치며 내렸다.
개울은 수행하듯 힘겹게
물길을 냈다.
염불같은 소리가
돌길을 돌고
가지끝에 흔들리다
산객의 발 끝에
마지막 한 잎까지 내려놓았다.
나는 누구인가
문수의 지혜로도
풀어지지가 않는 것인가
수많은 걸음에
자욱조차 남기지 못했다.
어리석음이 있었다.
답이 없는 질문만
밟히는 낙엽처럼 쏟았다.
지나가는 바람처럼
그저 지나가고
나그네 처럼 가다보면
알게 되겠지
바람이고
나그네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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