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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좋은 날
들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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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시골 논두럭 한 쪽에는 작은 샘이
하나쯤 있었다.
그곳은 왕골과 잡풀이 무성하고
물이 넘쳐 흐르도록 보를 만들어
넓적한 돌을 하나 얹어 놓았다.
혹독한 가뭄으로 쩍쩍 논바닥이
갈라질때면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었다.
왜 시골의 들샘 이야기를 하냐하면
어릴적 들에 나가 물을 품는 모습을
보면 조금씩 속을 드러내는
들샘에 대한 호기심을 떨쳐내지 못하고
주변을 얼쩡거리다가
수없이 혼나면서도 계속 그곳을
응시하며 끝내는 바닥이 보이고
몇마리의 가물치와 붕어 장어까지
신비가 풀리는 순간이면
너무나 행복했었다.
어른들은 논에 물을 채우는 일에만 관심이 있었지
물품는데 얼쩡대는 난 방해꾼에 지나지 않았다.
내겐 어른들의 생각이건 뭐건 아랑곳하지 않고
호기심을 풀어낸 시원한 승리의 순간이었다.
난 날이 갈수록 척박해지는
사막같은 내심장에 들샘을 품어
올려야 할 것 같다.
어린날의 그 순수했던 마음과 눈길로
"드레"의 움직임에 조금씩 속을 드러내던
모습에 호기심을 품던 그 설레임으로
내 가운데 숨어있는 들샘을 품어올려
촉촉히 젖은 온화한 마음으로
기름지게하고 싶다.
덤으로 얻게되는 저 바닥의 있을
선물들을 사랑하는 이들과 고루 나누고 싶다.
비가와 안개가 짙은 날
어린날을 생각하다 문뜩
떠오른 생각하나를 잡아다
옮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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