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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페이지

내 모습어때?

運善최명길 2009. 4. 2.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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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모습이 어땠어

아내에게 물었다.

병실로 들어서는 내 모습이 궁금했다.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눈 빛이 무서우리만큼 차가웠다.

경직된 표정의 슬픈 모습을 하고 세상 슬픔을 다 가진 사람의 사내가

거울안에 갇혀 있었다.

활짝핀 모습으로 기분좋게 병실에 들어서야겠다고 맘 먹고

1111호 병실에 들어섰다.  

어머니도 동생도 아내도 없다.

텅빈 침대에 담요만 발끝에 말아져 있다.

병실 라운지로 찾아 나서다

화장실을 나오는 동생을 보았다.

어머님을 부축해 화장실에 가서 아내는  곁에 있고

동생은 약간 떨어져 부축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난 아무행동도 하지 않은 채 그냥 보기만 했다.

밝게 병실을 들어서리라던 다짐은 온데간데없고

무표정한 얼굴로 마스크를 썼다.

잠깐 어머님의 모습을 보면서 몇다디 건네니

빨리가라고 성화를 하시는 어머님의 손짓에

아내를 대리고 나왔다.

노력하려던 내 표정에 대한 아무런 변화도 없이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눈 빛 무섭던 사내는

여전히 거울안에 갇혀있다.

편안한 표정의 한 여인에게 사내가 물었다.

내 표정 어때.

말이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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