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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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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나뭇잎이 다다닥 길 바닥을 긁는다. 바짝 말랐다. 계절은 단풍의 시절을 건너 뛴 채 겨울이다. 춥다. 화려히 물들던 공원의 단풍나무 숲도 물들지 못했다. 공원을 걷고 돌아와 오후늦게 김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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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둘러 걸어 걷다보니 평소 보이지 않았던 것을 보게된다. 오리가 새끼를 품고 있는데 품을 벗어난 새끼 한마리가 어미 곁에 있다. 한자 孚 (믿을 부,미쁠부)자가 떠오르는 모습이다. 어미가 새끼를 품고 있는 모습의 글자다. 또 몇 걸음가니 코스모스가 아스팔트 잡초사이에서 무질서 하게 꽃을 피웠다. 평소같으면 관심없이 지났을 것이다. 느린걸음으로 보니 꽃이 도드라진다. 바로 산을 오르지 않고 산을 넘어 빙 둘러 걸으니 금새 4킬로미터를 넘어 걸었다. 솔길을 걷고 자길길을 넘어 이미 산을 한바퀴 돌아 걸었다. 소래산 정상으로 향해 몇 걸음에 정상이다. 가을 햇살이 화사하다. 바다도 살랑살랑 잔 물결에 가을을 출렁인다. 299.4미터 산은 낮아도 근방에 가릴것이 없으니 그야말로 진산이다. 탁 트인 가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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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일이 있어 일보고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나 생각하다 조금 늦은 시간에 아내와 갯골생태공원으로 갔다. 지금이 축제 시즌인 것을 모르고 갔더니 공원 진입을 할 수 가 없다. 시흥시청 주차장에 주차하라는 안내판이 곳곳에 있고 셔틀버스가 축제를 찾은 사람들을 실어 날랐다. 단순하게 운동하러 나선 길이니 굳이 공원으로 가지 않고 자전거다리가 주차했다. 그런데 아니 일주일 전만해도 색이 연하던 함초가 붉게 물들어 있지 않은가 갯골을 따라 공원까지 함초를 보며 걷느라 힘든지도 모르고 걸었다. 갯골공원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처럼 보는 진 풍경이다. 가수가 와 노래도 부르고 천막에서 각종 이벤트를 하고 있다. 그야말고 축제다. 난 북적이는 장소를 빨리 벗어나 다시 돌아오니 9킬로 미터정도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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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마지막 날 퇴근하면서 소래산으로 갔다. 블루문이 뜬다고해서도 그렇고 8월을 보내며 그냥 마무리를 산에서 하고 싶었다. 블루문이란 양력을 기준으로 하면 2~3년에 한 번 정도는 한 달에 보름달이 두 번 뜨는 현상이 생기는데, 그중 두 번째로 뜬 보름달을 블루문(Blue Moon)이라 한다고한다. 실제로 달이 푸른색을 띠는 것은 아니다. 열두 달 중 2월을 제외한 나머지 달은 모두 30일이거나 31일이다. 반면 달의 공전 주기는 29.5일이기 때문에 양력으로 1일경에 보름달이 떴다면 30일이나 31일에 보름달이 뜨는 것이다. ‘블루(blue)’는 ‘우울함’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동양에서 보름달은 풍요로움의 상징인 반면, 서양에서 달은 부정적인 이미지이기 때문에 한 달에 두 번이나 보름달이 뜨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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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의 마지막날 블루문을 볼 수 있는 날이라고 해 퇴근하면서 소래산에 올랐다. 달을 기다리는 시간에 일몰이 있어서 인천앞바다와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해지는 노을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